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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 경영, 걸음마 단계"


입력 2019.07.18 12:58 수정 2019.07.18 12:58        박영국 기자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사회적 가지 관련 강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업의 Breakthrough 전략,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업의 Breakthrough 전략,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SV)’ 경영방식을 임직원들에게 전파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최 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사회적 가치 경영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털어놓았다.

이날 최 회장을 연사로 초청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 회장에게 “그룹 안에 사회적 가치를 심을 노력을 시작했을 때 임직원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것이 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지금 하는 것도 어려워 죽겠는데 왜 자꾸 어려운 걸 시키냐,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는 반응이 많았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냉소주의였다. 부화뇌동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확대경영회의 등을 통해 자주 사용하던 ‘서든 데스(sudden death)’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냉소주의를 깨기 위해) 표현을 거칠게 썼다”면서 “서든 데스라는 표현을 써가며 3년간 왜 변화해야 하는지 협박 비슷하게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임직원들이 사회적가치를 받아들인 것은 ‘KPI(핵심평가지표) 반영’이었다고 최 회장은 밝혔다. 그는 “경영 KPI에 사회적 가치 50% 반영을 선언했더니 도망갈 데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업의 돌파구(Breakthrough) 전략,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그간 사회적 가치 관련 성과에 대해 “SK그룹이 지난 10년 간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당장 오늘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선다면 기업인 여러분 모두가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근거로 ‘고객’을 꼽았다. 그는 “과거의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 가격이 결정되고, 이 가격에 공급자는 제품을 팔고 수요자는 제품을 사왔다”라며 “하지만 감히 말하자면 이 현상이 깨지고, 미래에는 시장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게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고객을 파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등 고객을 다 구별해 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변화하는 고객과의 관계를 맺기 위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SK그룹은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DBL)이라 부르는 사회적 가치의 회계화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물론 이 작업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측정을 시작해야 관리가 되고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내 믿을만한 기업의 존재를 증명해내면 고객들은 기꺼이 기업의 물건을 사줄 것”이라며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문제 해결 능력이 존재하는지 찾아내고, 없다면 길러야 경제적 가치가 커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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