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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티볼리 1위 수성 걱정마! 현대·기아차 노조가 있잖아"


입력 2019.07.31 10:44 수정 2019.07.31 11:05        박영국 기자

현대차 베뉴·기아차 셀토스, 노조 파업시 신차효과 사라져

판매간섭 우려됐던 티볼리에 호재

쌍용차 노조는 ‘10년 연속 무분규’ 가능성 높아

현대차 베뉴·기아차 셀토스, 노조 파업시 신차효과 사라져
판매간섭 우려됐던 티볼리에 호재
쌍용차 노조는 ‘10년 연속 무분규’ 가능성 높아


티볼리. ⓒ쌍용자동차 티볼리.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베뉴와 기아자동차 셀토스 등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소형 SUV들의 잇단 등장으로 이 시장 최강자의 위치를 위협받던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의외의 지원군을 만났다. 바로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이다. 양사 노조는 지난 30일 파업 찬반투표를 압도적으로 가결하며 베뉴와 셀토스의 생산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티볼리는 2015년 1월 출시 이후 줄곧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출시 5년차를 맞는 올 상반기까지도 티볼리는 2만275대의 판매실적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상반기 총 판매대수로는 현대차 코나가 2만1486대로 티볼리를 앞서지만 별도의 시장이 형성되는 전기차 코나 EV(7697대)를 제외하면 가솔린과 디젤 모델 판매는 1만3789대로 티볼리에 한참 떨어진다.

기아차 니로(1만4917대), 스토닉(5555대), 한국GM 트랙스(6233대), 르노삼성 QM3(1885) 등도 모두 티볼리의 발밑이다.

티볼리의 최대 강점은 빼어난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다. SUV의 풍채를 지니면서도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은 소형 SUV의 주 타깃인 여성과 젊은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 왔다. 1678만원(수동변속기 기준)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매력적이다.

문제는 2017년 코나와 스토닉을 투입하고도 티볼리를 잡지 못한 현대·기아차가 절치부심 끝에 최근 잇달아 내놓은 새로운 소형 SUV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기아차 셀토스는 ‘콘셉트카도 훌륭했지만 양산차는 콘셉트카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우수한 디자인과 소형 SUV 최대 실내공간, 각종 고급 편의사양을 앞세워 티볼리의 상위 트림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현대차 베뉴는 소형 SUV들 중 가장 작은 사이즈지만 무난한 디자인과 1473만원(수동변속기 기준)을 시작가격으로 하는 극강의 가격경쟁력으로 넓은 뒷좌석이 필요 없는 ‘혼라이프’ 족들을 공략한다.

두 차종이 각각 티볼리의 최대 장점 하나씩을 공략하며 소형 SUV 1위 왕좌에서 내려올 것을 강요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의외의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전날까지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가결 요전인 ‘재적인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찬성률이다.

양사 노조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내달 초면 열흘 간의 조정기간이 끝나고 조정중지 결정과 함께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모두 올해 추석 연휴 이후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여름휴가 이후 추석 이전까지 파업 공세로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내달 5일부터 일주일 간 여름휴가를 끝내고 바로 파업에 착수하면 사실상 8월 한 달간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베뉴와 셀토스의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생산이 안되면 팔 수가 없다. 출시 초기 신차 효과가 한창이어야 할 시기의 물량 차질은 치명적이다. 초기 판매 붐을 제대로 타지 않으면 두고두고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베뉴와 셀토스 출시에 따른 판매 간섭이 우려됐던 티볼리로서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티볼리를 생산하는 쌍용차 노조는 2009년 점거농성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차가 나올 때마다 교차생산 등으로 물량 적기공급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범 노조’로 꼽힌다.

올해도 쌍용차 노조가 파업을 벌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9년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어온 이들이다. 이 기록을 올해 ‘10년 연속’으로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같은 상급 단체에 속해 있지 않은 기업별 노조라 정치 이슈에 휘말릴 이유도 없다. 베뉴와 셀토스가 부품 상태로 라인에 묶여 있더라도 티볼리는 계속 생산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는 교섭장에서 실적 악화가 쟁점이 될 때마다 회사측의 경영 실패를 원인으로 꼽지만, 지나친 고임금 구조와 과도한 복지를 강제하는 단협조항, 잦은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자동차 업체의 판매와 수익구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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