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보장성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판매량 급감
AIA생명 달러 보험 열풍…푸본현대생명 체질개선 성공
동양생명 보장성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판매량 급감
AIA생명 달러 보험 열풍…푸본현대생명 체질개선 성공
동양생명이 주도하던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동양생명의 실적이 급감하고 AIA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의 실적이 급상승했다.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라 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AIA생명은 달러 보험의 인기에 실적이 늘었으며 푸본현대생명은 체질 개선을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1조49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060보다 1860억원 늘어난 것으로 외국계 생보사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생보사가 늘었다.
방카슈랑스 실적이 가장 많이 늘어난 보험사는 AIA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이다. AIA생명은 지난해 4월 말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685억원에 그쳤으나 올해 4월 말에는 1764억원으로 61.2%(1079억원) 급증했다. 이는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보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A생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골든타임연금보험II’를 포함해 달러보험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올 상반기 기준 월평균 약 40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2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AIA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일시납 비중이 높아 초회보험료가 높게 나타난다"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일시납 상품인 달러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방카슈랑스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만계 푸본생명에 인수된 푸본현대생명도 방카슈랑스 실적이 급증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4월 말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4월 말에는 1077억원으로 99.8%(1075억원) 늘어났다.
푸본현대생명이 이 같은 극적 반전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노력이 비결로 꼽힌다. 지난해 대주주 변경 이후 대만 푸본생명은 2대주주인 현대커머셜 등과 함께 푸본현대생명에 300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했다. 이들의 든든한 지원 아래 푸본현대생명은 지점 정리를 비롯한 자구안을 시행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조직 효율화에 힘쓸 수 있었다.
푸본현대생명은 희망퇴직과 증자 등 체질 개선을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에 재진입했다. 올해 3월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방카슈량스 전용상품인‘MAX저축보험스페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금리하락에도 걱정 없는 확정이율 상품으로, 만기시까지 연복리 2.7% (2019년 3월기준, 세전)의 확정이율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하에서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지만 두 회사는 보장금리가 자산 운용수익률 보다 낮아 역마진 우려가 없고 RBC비율이 200% 넘어 방카슈랑스 확대가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안방 그룹에 인수된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에 집중해오던 동양생명은 방카슈랑스 실적이 급감했다. 올해 4월 말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0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75억원보다 48.6%(1008억원) 감소했다. 이는 안방 그룹의 증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강화되는 재무 건전성 제도를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며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한 것은 아니고 지난해 판매량이 많은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