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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금융교육 개편안 놓고 때아닌 힘겨루기


입력 2019.08.07 06:00 수정 2019.08.06 21:51        박유진 기자

만족도 91% '1사 1교' 효과없다는 금융위

실태 평가 착수…실적 위주 교육방식 바꿀 것

만족도 91% '1사 1교' 효과없다는 금융위
실태 평가 착수…실적 위주 교육방식 바꿀 것


ⓒ데일리안

금융감독원이 고삐를 쥐고 있는 '1사 1교 금융교육'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실효성을 지적하며 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간 금융사가 초·중·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뒤 청소년들의 금융교육을 돕던 이 사업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정착률이 높다고 보고 내실화를 추진해왔는데 금융위가 직접 나서 교육 방식을 개편할 의사를 밝히면서 두 기관 간 잡음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운영하는 1사 1교 금융교육 방식이 개편될 움직임에 처했다. 1사 1교는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금융사 영업점 직원들이 인근 초·중·고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뒤 각각 금융 체험 교육, 방문교육 등을 실시하는 금융교육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2015년 7월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금융권에 이 제도를 도입했고, 금감원의 주도 하에 개별 금융사들이 매년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 제도 운영을 통해 교육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에서 교육부장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학교 금융교육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전국 초·중·고교의 64.2%인 7500여개 학교가 금융사와 결연을 맺는 등 정착률이 높아 최근 1사 1교를 내실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돌연 금융위가 국내 금융교육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관련 제도가 개편될 처지에 놓였다.

금융위는 오는 8월 중순부터 민간기관을 통해 '금융교육 실태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교육은 민간 금융사와 관을 중심으로 각각 정책 중심, 사회공헌 확대 차원에서 산별적으로 실시돼 왔는데 교육에 통일성이 없고, 실효성도 적다고 판단해 정부 차원에서 일정 부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복안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금융교육을 전면 개편한다는 계획으로 평가 대상에는 1사 1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현행 1사 1교 제도 평가에 대해 자매결연을 맺은 금융사 수가 늘어나는 등 교육이 양적으로는 확대된 추세지만 민간 금융사가 직접 교육에 나선다는 점에서 그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금융사들이 청소년 위주의 교육인 이 제도에만 의존해 전 연령층에 금융교육이 확대되지 못하는 등 국민들의 금융이해도가 떨어져 새 판을 짜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1사 1교 참여 우수 금융사들은 그해 실시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가점을 받는 등 인센티브가 있어 정책이 더 확대된 측면이 크다. 금감원은 매년 6개 금융협회와 공동으로 1사 1교 우수사례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업권에서만 성과가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1사 1교 우수사례 기관으로 선정된 금융사 6곳 중 4곳은 은행권으로 2금융권은 단 2곳에 불과하다. 금융사별 결연학교 비중에서 은행이 54.7%를 차지해 매년 은행권만 포상 잔치를 벌이는 실정이다. 지난해 수상기관으로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메리츠화재, 신한카드가 선정됐다.

금융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구난방인 금융교육 콘텐츠를 교과서 체제처럼 통일하겠다는 계획이다. 콘텐츠에 대해선 제3자 검증을 걸쳐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방침인데 1사 1교에 대해서도 내실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마다 집합교육이 용이한 청소년층이나 실적 위주의 교육에 나서 국내 금융교육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협의체를 중심으로 금융사와 금감원 등에 각각의 역할과 교육 포인트, 전략 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금감원 측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1사 1교 교육 평가의 경우 기존에도 실시한 바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만족도는 91%로 조사됐다. 실태 파악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보완점이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올 시 결국은 기존 금융교육 체계가 바뀌는 결과를 초래해 금융위의 눈치만 보고 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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