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류' 건설사 빚에 은행들 '메스'…과유불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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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19일 11:16:37
    '이상기류' 건설사 빚에 은행들 '메스'…과유불급 우려도
    4대銀 건설업 대출 연체율, 일제히 기업여신 전체 평균 웃돌아
    건전성 개선 고삐 죄는 은행들…돈맥경화 악순환 낳을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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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09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4대銀 건설업 대출 연체율, 일제히 기업여신 전체 평균 웃돌아
    건전성 개선 고삐 죄는 은행들…돈맥경화 악순환 낳을까 '긴장'


    ▲ 4대 은행 건설업 및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려간 건설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보다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업황 부진이 심화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 환경이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은행들은 관련 대출 관리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가운데, 자칫 과도한 대응이 건설업체들을 이른바 돈맥경화에 빠뜨리며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건설업체들에게 내준 대출 중에서 1개월 넘게 연체되고 있는 비중은 0.42%로 집계됐다. 이 같은 건설업종 연체율은 해당 은행들의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0.30%)을 0.12%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은행별로 봐도 상황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건설업 대출의 연체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0.48%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대출 평균(0.31%)보다 0.17%포인트 높은 연체율이다. 국민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 역시 0.46%로 기업여신(0.23%) 대비 두 배에 달했다.

    다른 은행들 역시 이들보다 격차가 작을 뿐 현실은 피차일반이었다. 하나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0.37%로 총 기업대출(0.32%)에 비해 0.05%포인트 높았다. 신한은행도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0.36%로 기업여신 평균(0.34%)을 0.02%포인트 상회했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대출 상환에 힘겨워하는 배경에는 불황의 그늘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의 체감 경기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위축된 실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80.5) 대비 3.6포인트 떨어진 76.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지수로는 2014년 7월(62.1) 이래 최저치다.

    CBSI는 대한건설협회 소속 일반 건설사업자들의 체감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정부가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32조원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지난 6월 CBSI는 전달보다 17.5포인트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최근의 전반적인 업황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특히 대형기업의 BSI가 8.4포인트 하락한 83.3으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중견기업 BSI는 74.5를 유지했고, 중소기업 BSI는 2.0포인트 떨어진 72.1을 기록했다.

    아울러 건설투자가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경고는 위기감을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 건설투자 부문의 성장률은 -3.3%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다소 여건이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1.6%에 머물며 건설투자는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은행들은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여신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말 4대 시중은행들의 건설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1년 전(0.52%)에 비해 0.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이 0.30%로 0.05%포인트 낮아진 것에 비하면 빠른 개선 흐름이다.

    더 나아가 은행들은 건설업체들에 대한 대출 자체에 브레이크를 거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급작스런 제동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은행들의 건설업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27조2916억원으로 1년 전(28조2299억원)보다 3.3%(9383억원) 줄었다. 이와 반대로 같은 기간 전체 기업대출이 829조9067억원에서 871조3196억원으로 5.0%(41조4129억)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연체율이 악화하고 업황까지 부진한 업종에 대한 대출 관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지나치게 여신을 옭아 매 경영난에 직면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경우 다시 은행의 여신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만큼, 상생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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