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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반쪽 성공 안되려면...전문가 “후방산업 육성 중요”


입력 2019.08.22 06:00 수정 2019.08.21 21:48        김희정 기자

원천기술 넘어, ‘부품 가공기술’ 발전이 핵심

‘넥쏘’·‘보잉787’같이 탄소섬유 적용할 후방산업 중요

원천기술 넘어, ‘부품 가공기술’ 발전이 핵심
‘넥쏘’·‘보잉787’같이 탄소섬유 적용할 후방산업 중요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효성

‘탄소섬유’가 기존 철을 대체하는 ‘차세대 산업의 쌀’로 불리며 핵심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섬유를 가공해 ‘복합재료화’하는 부품가공 기술과 후방산업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반쪽자리 성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효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약 4년의 연구 끝에 독자기술을 기반으로 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일본·독일·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는 4번째며,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탄소섬유 생산기술은 국가 간 이동이 통제 되는 국가전략 품목으로 제한돼 왔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나 기업들은 개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으며,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미국·일본 등 글로벌 6개 기업이 전 세계 생산의 72%를 차지할 만큼 어려운 기술이다.

탄소섬유를 활용한 수소연료탱크. 강철보다 강도는 6배, 강성은 4배 높은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외피가 구성돼 있다. ⓒ현대자동차 탄소섬유를 활용한 수소연료탱크. 강철보다 강도는 6배, 강성은 4배 높은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외피가 구성돼 있다. ⓒ현대자동차

전문가들은 탄소섬유의 진정한 경쟁력은 원천기술인 탄소생산기술에서 나아가 이를 활용하는 ‘부품가공 기술’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탄소섬유는 기초재료다. 이 기초재료를 가지고 복합재료화·부품가공화 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돼야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 도레이의 탄소섬유기술도 원천기술은 효성과 큰 차이가 없지만 품종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에서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부품가공 기술은 탄소기술을 활용한 전후방산업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소섬유를 적용할 수소전기차 넥쏘 같은 상품 등 탄소섬유를 적용할 산업이 다양화돼야 하는 것이다. 탄소섬유를 세계가 주목하게 된 계기도 약 10년 전 미국 보잉사에서 ‘보잉 드림라이너 787’ 날개에 일본산 탄소섬유를 사용하면서부터다.

업계는 탄소섬유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이 진정한 탄소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국가적 전략 소재로 탄소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후방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탄소섬유 활용산업 ⓒ효성
탄소섬유 활용산업 ⓒ효성

이덕환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장(서강대 교수)은 “효성의 선도적 개발은 훌륭하지만 탄소섬유와 같은 첨단정밀소재 수요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후방산업을 육성해 수요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탄소섬유 개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첨단정밀소재는 기성품이 아니며 사용자의 맞춤형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탄소섬유 같은 경우도 품종에 맞게 다양하게 가공시킬 기술이나, 수요가 여전히 부족하기에 이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산업이 함께 발전해야 진정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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