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발목 잡는 규제(상)]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7년, 전자정부 수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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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15일 18:25:48
    [IT기업 발목 잡는 규제(상)]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7년, 전자정부 수출 ‘반토막’
    중소기업 숫자 감소…중견기업 매출 올랐으나 수익성↓
    제도 개선 요구 거세…“신산업 분야서 예외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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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6 06:00
    김은경 기자(ek@dailian.co.kr)
    중소기업 숫자 감소…중견기업 매출 올랐으나 수익성↓
    제도 개선 요구 거세…“신산업 분야서 예외 적용해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 대전환기를 맞아 IT업계에 혁신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의 IT기술은 이제 IT기업뿐 아니라 공공·금융·헬스케어·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와 정책으로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내 IT기업들은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DT의 대표 격인 클라우드 도입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27위에 머물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개선돼야 할 규제들을 살펴보고 해법을 진단해 본다.<편집자주>


    ▲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 숫자 감소…중견기업 매출 올랐으나 수익성↓
    제도 개선 요구 거세…“신산업 분야서 예외 적용해야”


    정부가 공공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 지 7년, 당초 중소·중견업체들의 성장과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중소기업 수가 감소하고 중견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을 이끌어야 할 대기업이 사업에서 제외되면서 산업 경쟁력과 수출 실적이 악화하는 등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공공SW 참여 제한 후 부작용 속출

    정부는 지난 2013년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대기업이 공공SW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막았다. 이후 무조건적인 참여 제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2015년 11월부터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산업 분야의 경우 정부 심사를 통해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인정 사업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공공SW 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의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매출 800억원 이하 중소 SW기업(IT서비스기업) 수는 2012년 62개에서 2013년 54개, 2014년 39개, 2015년 12개로 지속 감소했다.

    ▲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수출실적 조사 결과(2011~2017년).ⓒ한국경제연구원

    원래 취지대로라면 공공SW시장에서 대기업을 대체해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규모의 중견기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컨소시엄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 참여하는 형태의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했는데, 규제로 인해 단독 입찰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성장이 저해됐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반토막 난 전자정부 수출

    해외수출 측면에서도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수요자가 요구하는 유사사업 실적을 맞추지 못해 제약받고 있다. 실제로 제도가 시행된 후 대기업 주도의 대형 사업 수주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자정부 수출실적은 2015년 5억3404만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16년 2억6945만 달러로 반토막 났다. 2017년에는 12.4% 하락한 2억3610만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의 경우 최근 3년의 유사사업 실적으로 사전 적격심사를 진행하고 있고 기술심사 시에도 레퍼런스에서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 2014년부터 국내 공공정보화사업을 하지 못한 대기업의 경우 이 여파로 전자정부 해외 구축 실적이 2016년 이후 줄어들었고 전체 해외사업 수주도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기 공공정보화 해외사업은 기업과 정부기관의 협업이 필수적인데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배제하려 하고, 상대 국가에서는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을 기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은 신산업 분야에서 예외적으로 적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그 방안으로 입찰을 신청할 때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과 반드시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하거나, 구성 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적용하면 상생 환경도 조성하고 대기업도 활발한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 나선 정부…대기업 제한적 참여 허용할 듯

    정부도 연내 대기업 참여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SW공공조달 입찰 제도 개선에 나섰다.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26일 공개한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에는 제도 시행 이후 공공SW 산업발전과 중소 SW기업 성장 기여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연내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이 담겼다.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조달 입찰에 제한적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 길이 열리면 단순히 공공부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비롯된 혁신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수출이나 새로운 민간사업까지 연계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들이 공공시장에 들어오면 중소기업들도 자신들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신경 쓸 것이고, 자연스레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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