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구혜선·안재현, 극단적 폭로전이 가져온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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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구혜선·안재현, 극단적 폭로전이 가져온 마녀사냥
    여론 재판에 유리한 고지 선점? 착각
    자기 자신과 상대, 팬들 모두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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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5 07:00
    이한철 기자(qurk@dailian.co.kr)
    여론 재판에 유리한 고지 선점? 착각
    자기 자신과 상대, 팬들 모두 '피해자'


    ▲ 구혜선과 안재현의 파경 소식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자극적인 폭로전이다. ⓒ 구혜선 SNS

    '마녀사냥'이란 14~17세기 유럽에서 이단자를 마녀로 판결해 화형에 처하던 일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에는 여러 집단이 개인을 상대로 확실한 근거 없이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것을 두고 '마녀사냥'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아마도 재판과 같은 절차를 밟기도 전에 언론 보도, 혹은 누군가의 폭로와 각종 루머를 통해 이른바 '악인'으로 낙인 찍히는 경우가 이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일방적 주장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발생한 심각한 명예훼손은 쉽게 회복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실제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누구나 쉽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지만, 토론 문화는 성숙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부작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최근 파경 위기에 놓인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구혜선은 극히 사적인 대화를 공공의 영역으로 끄집어냈다. 오직 부부 사이에서만 공유됐어야 할 발언들을 공개하며 날을 세웠다. 안재현 또한 '모함'이나 '무단침입'과 같은 단어로 맞받아쳤다.

    자극적인 단어까지 동원된 이들의 폭로는 결국 팬들을 양 극단으로 나뉘게 했고, 갈라선 팬들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사람 중 한 명을 '파경의 원인 제공자' '파렴치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이들 사이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는 알 수 없다.

    이들이 폭로에 나선 것은 '진실'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여론을 더 유리하게 이끌기 위함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무리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라 해도 대중들이 그들의 사생활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물론 모든 연예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 안 좋은 소식일수록 말을 아끼며 조용히 절차를 마무리하려 노력한다. 앞서 전해진 송혜교와 송중기의 이혼 과정도 그랬다. 이들을 둘러싼 소문과 루머가 적지 않았지만, 스스로 절제함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대중들은 스타들의 요란한 이별을 바라지 않는다. 헤어지더라도 깔끔하게 상대를 배려하며 헤어지는 것이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데일리안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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