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갤노트10 첫 주말, 없어서 못 팔았다…‘졸업’은 4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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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18일 19:00:46
    [르포] 갤노트10 첫 주말, 없어서 못 팔았다…‘졸업’은 40만원대
    ‘0원 폰’ ‘마이너스 폰’ 종적 감춰…‘대란’은 없었다
    SKT ‘아우라 블루’ 모델 재고 없어…‘글로우’도 부족
    노트9보다 20% 더 팔렸지만 사전예약 물량엔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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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6 11:00
    김은경 기자(ek@dailian.co.kr)
    ‘0원 폰’ ‘마이너스 폰’ 종적 감춰…‘대란’은 없었다
    SKT ‘아우라 블루’ 모델 재고 없어…‘글로우’도 부족
    노트9보다 20% 더 팔렸지만 사전예약 물량엔 못 미쳐


    ▲ 지난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가 판매점 상인들과 구매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출시 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오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는 ‘최저가’를 찾으려는 사람들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판매점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복잡한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갤럭시S10 5G’나 'LG V50 씽큐(ThinQ) 때처럼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는 대란은 없었다. 여러 판매점을 돈 뒤 가격 조건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이 절반이었고 나머지는 미리 사전예약을 했거나 조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구매를 결심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집단상가에 들어서자마자 “어떤 모델 찾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여기저기서 호객을 시작했다. 일단 가게에 들어서면 어떤 조건으로 구매를 원하는지 말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통신사가 SK텔레콤이고 통신사를 옮기지 않는 ‘기기변경’을 원하면 8만9000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하는 조건으로 판매가격을 알려주는 식이다.

    처음 방문한 판매점에서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냐”면서 계산기를 내밀었다. “30만원”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입으로 금액을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상인은 단속이 심해서 모든 가격 흥정은 계산기나 손가락 표시로만 해야 한다고 했다.

    계산기에 ‘30’이라고 숫자를 써넣자, 여기서는 그 가격대는 불가능하다면서 ‘45’라는 숫자를 써 보여주고 그 이하로는 어렵다고 했다. 이후 두 번째, 세 번째로 방문한 판매점에서도 “거기서 1만원 더 싸게 해 드릴게요”라고 하거나 “우리도 똑같다”는 대답이 나왔다. 계산기 위의 숫자는 40만원에서 멈췄다.

    총 10곳을 방문했지만 40만원 이하로는 숫자가 내려가지 않았다. ‘졸업(휴대전화 커뮤니티에서 구매 완료를 일컫는 은어)’ 역시 이 가격대에서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 지난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에 ‘중고보상 프로그램은 통신사 정식 상품임을 꼭 확인 후 가입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다만, 더 싸게 사는 방법이 있긴 했다. 스마트폰을 2년 사용한 뒤 반납하거나 특정 신용카드를 월 30만원 이상 사용하면 기기값을 ‘0원’에 해주는 프로모션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원치 않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10만~20만원대에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을 받았다는 한 상인은 “SK텔레콤 고객들은 2년 뒤 기기 반납 조건이 아니면 답이 없다”면서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은 지원금이 더 풀릴 때 알려달라며 취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상인들은 통신사 정책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니 한 달은 지켜봐야 한다며, 좋은 정책이 나오면 연락을 주겠다면서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이 상인은 “보통 한 통신사가 ‘뒤통수’를 때리고 기습적으로 지원금을 인상하면 다른 곳들도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4~25일) 새 갤럭시노트10은 전작인 갤럭시노트9보다 약 20% 정도 더 많이 팔리며 인기를 증명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진행한 갤럭시노트10 국내 사전 판매가 100만대 이상으로 갤럭시노트9보다 2배 이상 많았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 지난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갤럭시노트10 플러스’ 구매 상담을 요청하자 한 상인이 구매 조건을 안내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가장 큰 원인은 기기값이 당초 소비자들의 예상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첫 5G폰 대란 때처럼 ‘0원 폰’, 웃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 폰’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이나 온라인에서 10만~20만원대로 갤럭시노트10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상가를 찾은 사람들은 실망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실제 판매가 적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재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단 SK텔레콤 전용 모델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 ‘아우라블루’ 컬러는 씨가 말랐다. ‘아우라 글로우’ 색상도 재고가 별로 없어 계약하더라도 다음주에나 받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우라 블랙’, ‘아우라 화이트’ 컬러는 상대적으로 재고가 좀 있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 조건에 당장 손에 기기를 쥐어볼 수도 없다고 하니 차라리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10 구매를 위해 상가를 찾은 대학생 A 씨(23)는 “20만원 후반대까지는 살 생각이 있었는데, 한 시간 동안 돌아다녀도 그 가격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면서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고 좀 기다리면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다고 해서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고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통신업계에서는 첫 5G 대란 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어기면서까지 불법 보조금으로 출혈 경쟁을 벌인 뒤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만큼, 이번에는 사태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분위기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사전예약 취소가 많은 것은 일부 판매점들이 이통사가 공지하지 않은 불법 보조금 지원을 소비자들에게 허위로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갤럭시노트10은 워낙 기대가 많았던 모델이고 찾는 사람도 많아서 지금처럼 시장 안정화를 이어간다면 현재 수준의 공시지원금이 흥행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지난 25일 온라인 규대전화 커뮤니티에 유포된 휴대전화 단가 표.ⓒ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데일리안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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