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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 집값은 오늘 가장 싸다


입력 2019.09.05 06:00 수정 2019.09.04 23:48        원나래 기자

신축아파트·청약시장 들썩…“규제에 불안·혼란 가중”

신축아파트·청약시장 들썩…“규제에 불안·혼란 가중”

정부는 10월 중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제도개선을 완료해 고분양가 논란과 집값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정부는 10월 중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제도개선을 완료해 고분양가 논란과 집값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집값 얘기하지 마세요. 우리가 올린 것도 아닌데 집값 올랐다 그러면 또 무슨 규제가 나올지 몰라요.”(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주민의 말)

“집값 얘기하지 마세요. 서울 집값 잡겠다고 주변에 공급물량만 늘려놔서 이 일대는 부동산 경기가 죽은 것과 다름없어요.”(경기도의 한 신도시 주민의 말)

현 정부의 14번째 부동산 정책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규제가 또 다시 시장을 들쑤셔 놓고 있다. 상황은 확연히 다르지만 모두 한 결 같이 금기어는 ‘집값’이다.

정부는 10월 중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제도개선을 완료해 고분양가 논란과 집값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예고 여파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아파트는 바로 집값이 수그러들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안 되는 신축아파트나 청약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들썩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개선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급한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은 1순위 해당지역 청약모집 결과 203.75대 1이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주택형별 청약경쟁률에서는 전용 84㎡E 1가구 모집에 1123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이 1123대 1을 찍었다.

또 한 번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예고에도 이처럼 경이로운 청약경쟁률이 나온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칙 없는 부동산 규제들로 시장을 들쑤셔 놓으면서 수요자들에게는 오히려 불안감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청약시장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을 못 잡을 것’이라는 생각에 진작 매수 대열에 올라탄 사람들에다, 상한제 시행 뒤 값싼 주택을 기다리던 사람들까지도 매수세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가 강남 집값 잡기를 위해 편집증처럼 쏟아내는 부동산 정책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규제를 가하면 가할수록 일부 집값만 계속 오르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이로 인한 국민들의 박탈감과 계층 간 위화감은 극도로 치달았다.

더욱이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는 현 정부의 고위관료들 상당수는 강남과 서초, 송파, 과천, 판교 등 그들이 말하는 투기과열지구에 해당하는 곳에 사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신 또한 깊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관련 인터넷 까페에서도 가장 뜨거운 논란은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아파트 위장 매매혐의 등 부동산 투기 의혹들이다.

조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민정수석으로 선임될 당시 서울과 부산에 집을 한 채씩 가지고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와 부산 해운대구 좌동 경남선경아파트(배우자 명의)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1가구 2주택자였던 것이다.

이 중 강남3구 중 한 곳인 서초구 아파트를 남기며 다주택자에서 벗어났지만, 최근 부산 아파트를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인 조 씨에게 매매한 것이 알려지며 위장매매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바라보는 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허탈감까지 느낀다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렸다.

정부는 이번 14번째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며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이렇게 해석하지 않을까 싶다.

“서울 집값은 오늘 가장 싸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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