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에 자금조달 러시…하락장서 '유상증자'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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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23일 21:17:40
    경기침체 여파에 자금조달 러시…하락장서 '유상증자' 답보
    유상증자 시도했다가 철회…불성실공시법인 지정되기도
    주식수 늘면 지분 희석돼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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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9-11 06:00
    이미경 기자(esit917@dailian.co.kr)
    유상증자 시도했다가 철회…불성실공시법인 지정되기도
    주식수 늘면 지분 희석돼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 최근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에 나서고 있지만 주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에 나서고 있지만 주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유상증자를 시도했다가 철회하는 곳도 속속 나오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업들의 자산 건전성 개선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전체 상장사(코스피·코스닥·코넥스) 유상증자 규모는 4조3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1%가 감소한 규모다. 코넥스 상장사를 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 건수는 121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전체의 86%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예탁원에 따르면 이 기간(7월1일~9월10일) 동안 재무개선이 시급한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유상증자 계획은 977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시장에서 유상증자 주식수는 각각 3억4544만9000주, 8420억원이고, 코스닥시장에서는 각각 4억3946만1000주, 1358억원이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코스닥 유상증자 금액은 지난해(1조1446억원)보다 1668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유상증자가 하락장에서 이뤄지다보니 발행주식이 늘면서 주주가치 하락도 더욱 가팔라지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증자 목적이 투자보다는 재무개선 등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이뤄졌다. 유상증자를 시도했다가 철회하는 등 시장에서 신뢰도 추락으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기도 했다.

    코스닥기업 디에스티는 최근 유상증자 결정(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을 전면 철회했다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부과벌점을 받았다. 앞서 디에스티는 유상증자 2차 발행가액을 보통주 1주당 736원(액면가 100원)으로 결정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기명식 보통주 2465만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이어 디에스티는 운영자금 5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10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디지털방송수신기 제조업체인 아리온의 경우 2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하고 다시 동일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기존 629원에서 673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2016년에 유상증자를 최초 결의했지만 시간이 많이 경과되서 다시 철회한후 유상증자를 한 경우다. 아리온 측은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납입일이 촉박한 기존 유상증자를 철회하고 다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골든센츄리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다가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총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오히려 유상증자로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경우다. 케이뱅크도 올 초 계획했던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물 건너간 이후 지난 7월 276억원 규모의 증자를 했지만 여전히 경영정상화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는 주주입장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자금조달방식이어서 주주들이 선호하지 않는편"이라며 "주식수가 늘면서 지분이 희석되는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때 주로 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는 기업의 펀더멘탈을 바꾸기보다 재무안정 효과를 보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때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증자를 하더라도 성공률이 높아 자금조달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하락장에서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발행주식 수 증가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 기업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상증자를 결정한 후 주주가치 하락 우려에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골든센츄리의 경우 시총 600억원 후반대에서 증자 여파에 500억원 초반대로 쪼그라들었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의 대출이 많이 늘었고 부채규모도 커졌지만 그만큼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까지 기업이 버티고 있지만 자금이 적기에 집행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부실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리인하 정책만으로는 경기부양이 어렵다"며 "기업들이 좀 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경제살리는 정책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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