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용서받지 못한 자' 유승준, 아리송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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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용서받지 못한 자' 유승준, 아리송한 행보
    전 국민 분노케 한 '병역기피' 용서받기 위한 몸부림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태도 돌변? 동정 여론조차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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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9-15 10:23
    이한철 기자(qurk@dailian.co.kr)
    전 국민 분노케 한 '병역기피' 용서받기 위한 몸부림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태도 돌변? 동정 여론조차 흔들


    ▲ 가수 유승준이 17년 만의 한국 입국 운명을 가를 중요한 재판을 앞두고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입국 허가만 됐으면 좋겠다. 선처해 준다면 내일이라도 군대를 가겠다. 한국 땅을 밟기 위해 끝까지 문을 두드릴 것이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한국 사람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2015년 5월,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사죄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가 무릎까지 꿇으며 용기를 내 용서를 빈 건 조국의 땅을 밟고 싶다는 게 첫 번째, 그리고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게 두 번재 이유였다.

    하지만 그가 확인한 건 대중들의 변함없는 분노다. 수차례에 걸친 사과 방송은 오히려 그의 대중들에게 불편한 과거 기억을 들춰냈을 뿐이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방송사고 해프닝은 그나마 남아 있던 동정 여론조차 뒤덮고 말았다.

    그만큼 그가 저지른 잘못을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병역 문제, 즉 역린을 건드린 것이었다. 2002년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킨 그는 당시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받았고, 이후 그는 무려 17년간 한국 땅을 밟을 수 없었다.

    그가 희망의 불씨를 되찾은 건 소송을 통해서다. 지난 7월 11일 대법원은 유승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유승준의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불과 두 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유승준의 태도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다. 자칫 어렵게 만든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여기 저기서 들린다.

    유승준의 태도 변화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건 서연미 아나운서와의 설전이었다.

    지난 8일 유승준은 자신의 SNS를 통해 CBS '댓꿀쇼 PLUS'에 출연한 서연미 아나운서를 언급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해당 방송에서 서연미 아나운서는 "유승준은 괘씸죄가 있다. 완벽한 우상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해병대에 지원입대하겠다고 해놓고 그런 일(병역기피)을 저질렀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유승준은 2013년 무릎을 꿇으며 사죄하고 눈물을 흘렸지만, 최근엔 오히려 자신을 비판한 이들과 설전을 벌이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 캡처.

    이에 대해 유승준은 "유언비어와 거짓 루머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퍼트리는 사람들은 살인자가 되는 건가. 직접은 아니더라도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처벌 아니면 사과 둘 중에 하나는 꼭 받아야 되겠다. 준비 중"이라며 법적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근에는 자신을 옹호하는 글과 영상이 담긴 SNS 계정을 "나와 관련한 진실을 밝히는 계정"이라고 소개하며 "내 입으로 하면 변명같이 들려 답답했다. 정말 끔찍한 세월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있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 에너지와 시간을 너무 낭비하지 않는 내가 될 것"이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거짓'이 있고,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음을 은연 중에 내비친 셈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한 그가 '거짓 증언'과 '양심'을 거론할 자격이 있냐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예계 복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유승준은 지난 1월 신곡 '어나더데이'를 기습 발표하며 한국 연예계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F-4 비자'를 신청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한국에서 직접 용서를 빌고 싶다"며 수십 번 고개를 숙이던 몇 년 전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가 한국 땅을 밟고 싶은 이유가 용서를 빌기 위함인지, 억울함을 풀기 위함인지 아리송하다.

    '어나더데이'를 통해 "그땐 너무 어려서 생각이 어리석었어 바보처럼 결국엔 니 맘을 아프게 했어"라고 읊조리던 유승준의 진심은 믿어도 되는 걸까. 파기환송심을 앞둔 유승준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에 '물음표'가 늘어가고 있다.[데일리안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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