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의 PB에 대해 정말 국민이 속았나?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21일 21:14:42
    정경심의 PB에 대해 정말 국민이 속았나?
    <하재근의 이슈분석> 유시민 방송, 왜곡 없고 일관된 진술 맞는지 확인해야
    기사본문
    등록 : 2019-10-10 08:20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유시민 방송, 왜곡 없고 일관된 진술 맞는지 확인해야

    ▲ ⓒTV조선 화면캡처

    역사책의 한 장으로 남을 수 있는 대형 의혹이 터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방영한 인터뷰 녹취 방송이다. 바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투자증권사 PB 김경록 씨가 유시민 이사장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다.

    공개된 방송에 따르면 김경록 씨는 놀라운 주장을 펼쳤다. 지난 한 달여 동안 거의 모든 언론이, 김경록 씨가 정경심 교수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하는 고발자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런 증언 내용은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도 김경록 씨를 그런 증인으로 간주한다고 추정됐다.

    그래서 모두가 정경심 교수의 자산 관리인이 정 교수를 저격하는 내부 고발자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하태경 의원은 김 씨를 최순실의 측근이었다가 결정적인 증언을 한 고영태 씨에 빗대기도 했다.

    그런데 유시민 방송에서 김경록 씨는 이것을 부정했다. 그동안 자신의 말이 앞뒤 자르고 왜곡되어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는 정경심 교수 측이 5촌 조카에게 사기를 당한 거라고 했다. 그밖에도 지금까지 한 달여간 그의 증언이라고 알려진 것들과 반대되는 주장을 했다. 김경록 씨의 말 하나하나의 사실여부는 따져봐야 되겠지만, 지금 충격적인 건 김경록 씨의 증언이 어떻게 오랜 기간 거꾸로 알려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김경록 씨는 이제 와서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찰에서도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고 했다. 그 진술 중의 일부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됐다. 그렇게 국민의 지식이 형성된 것인데 이 모든 게 거짓이었단 말인가? 과연 그런 일이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는가? 만약 김경록 씨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즉 검찰에선 정 교수에게 불리하게 진술해놓고 이제 와서 반대 주장을 하면서 ‘오리발’을 내미는 거라면 그는 희대의 거짓말쟁이가 된다. 그렇지 않고 김경록 씨는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그동안 국민이 김경록 씨의 말을 반대로 전달 받으며 속은 거라면 이야말로 역사책에 남을 정도의 엄청난 사건이다. 민주사회에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일이다.

    김경록 씨는 매우 중요한 증인이다. 정경심 씨의 자산 관리인으로 정경심 씨의 금융투자 문제에 대해 정경심 씨 본인보다 더 잘 알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의 증언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이 초기에 김경록 씨의 증언을 확보하고도 그걸 무시하면서 반대로만 향하고, 외부에 김경록 씨의 증언이 정반대 취지로 알려져 여론재판이 진행되는 데도 방치했다면 문제다.

    얼마 전엔 정경심 교수가 김경록 씨와 메시지 대화 중에 ‘메자닌’ 등 전문용어를 썼다며, 이것을 검찰이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개입 정황으로 보는 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그런데 김경록 씨는 메자닌과 같은 개념을 알려준 것이 자신이라고 했다. 정 교수에게 사모펀드를 권하면서 메자닌 펀드를 권장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런 맥락을 다 알았을 것인데도, 마치 정경심 교수가 스스로 그런 전문 용어를 구사한 것처럼 보도가 나온 것은 매우 의아하다.

    설사 잘못된 보도가 나왔어도 검찰이 정정해줄 시간이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자택 압수수색 때 정경심 교수가 쓰러질 지경이었다든가 짜장면을 먹었다든가 하는 등 의혹에 즉각 부인했다. 이렇게 바로 사실을 정정할 수 있는데 김경록 증언 관련 오보만 방치하면서 국민적 오인을 유도했다면 질타를 받을 수 있다.

    김경록 씨는 언론 인터뷰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 말을 왜곡하는 기사만 나오면서, 자신의 인터뷰 사실이 곧바로 검찰에 넘어간 것을 보고 기성 언론도 신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유시민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과 인터뷰하게 됐다는 것이다.

    확인을 해야 한다. 검찰에 이미 그가 진술한 내용이 있다. 그가 인터뷰했다는 언론사에도 인터뷰 원본이 있을 것이다. 이 내용들과 유튜브 방송 내용을 대조하면 김경록 씨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는지,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유시민 방송이 김경록 씨의 인터뷰 내용을 취사선택해서 왜곡한 것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왜곡이 없고 일관된 진술도 맞는다면, 그동안 국민이 김경록 씨의 증언을 거꾸로 전해 들으며 완전히 속았다는 말이 된다. 검찰과 기성 언론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일이다. 정말 국회의원까지 포함해 온 국민이 통째로 속은 것일까?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