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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정감사] 국감장 선 하나-우리은행 경영진, ‘DLF사태’에 대처하는 자세


입력 2019.10.21 18:34 수정 2019.10.21 18:49        배근미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21일 사태 책임 질문에 거듭 "죄송"…정황 추궁엔 "글쎄요"

'원금손실' 연구소 예견에도 상품 판 우리銀…정채봉 부행장 "골드만삭스를 믿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21일 사태 책임 질문에 거듭 "죄송"…정황 추궁엔 "글쎄요"
정채봉 우리銀 부행장 "(자체연구소 아닌)골드만삭스 믿었다"…행장 국감 회피도 '도마'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피해자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가림막 뒤에서 증언하는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가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피해자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가림막 뒤에서 증언하는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가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은행권 경영진들이 21일 정무위원회 국감장에 섰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대규모 손실사태의 정황과 책임, 향후 대책을 묻기 위한 이 자리에서 당사자들은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증거인멸 및 피해배상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사태 책임 질문에 거듭 “죄송”…정황 추궁엔 “글쎄요”

2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감에는 일반증인 및 참고인으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및 DLF사태 피해자 등이 출석했다. 이날 첫 타자로 증인석에 선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이달 초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가 소홀했다는 금감원 중간조사 결과를 인정하느냐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인정한다"고 밝혔다. 함 부회장은 DLF 상품 판매가 이뤄지던 올 2월까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이번 DLF 사태로 인해 고객들의 소중한 재산 손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들을 포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이미 발표한 있고, 이를 충실히 수행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분조위를 통해 100% 배상결정을 내릴 경우 따르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분조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책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던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의 'DLF 내부문건' 삭제의혹이 주요 화두로 오르자 이내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DLF 내부문건 삭제의혹을 둘러싸고 금감원과 때아닌 진실공방도 벌어졌다. 이날 감독당국 전수조사 전 삭제한 문건이 DLF 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느냐, 또 윗선의 지시로 해당 자료를 삭제한 것이냐는 의원 질의에 함영주 부회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반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 금감원 측은 하나금융의 문건삭제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동성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삭제한 문건 중)자체적으로 손해배상 절차를 검토한 문건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지성규 행장 지시로 1차, 2차에 걸쳐 전수점검을 한 결과를 담은 자료가 삭제됐고 금감원이 발견하기 전까지 고의로 은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소송 건으로 국감장에 출석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마일리지가 아닌 DLF 사태 관련 경영진으로 집중 추궁을 받았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하나은행이 판매한 상품 모두 하나금투가 발행한 DLS를 펀드로 만든 것이며, 당시 장 사장이 하나은행 부행장 및 하나금투 부사장으로 겸직할 당시 실적을 위해 판매를 강행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장 사장은 "지금은 하나카드에 있지만, 은행쪽에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얘기했다"고 간접적으로 책임을 느낀다는 뜻을 밝혔다.

정채봉 우리銀 부행장 "(자체 연구소 아닌) 골드만삭스 전망 믿었다"…행장 국감 회피도 '도마'

한편 이날 우리은행을 대표해 국감장에 출석한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역시 DLF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체 파생결합상품 판매규모 820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판매해 막대한 고객 손실을 초래한 점과 관련해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고 뼈저리게 생각한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이 판매해 만기가 남은 DLF 상품 손실액은 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특히 DLF를 금리 하락기에도 유일하게 판매를 강행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금융연구소에서는 3월부터 주요국 금리 하락을 예상했는데 자체 연구소 경고에도 독일 국채금리 DLF 판매를 강행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해당 DLF를 설계한 외국계 IB가 내놓은 금리정책을 보고 판매를 강행한다는 것은 우리은행 내 자정 기능이 상실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질책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우리금융연구소 금리하락 전망도 있었고 실무선에서 100% 원금손실 우려도 있었는데 본사에서는 무대응, 영업점 판매행태도 황당했다"면서 "투자자보호 대책 역시 하나은행은 그나마 펀드 리콜제를 비롯해 계량화된 대책이 나왔는데 우리은행은 PB등급제나 제한적 채널 외에는 나머지는 전부 사후관리이고 고객손실 확정되고나서야 대책 세운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대해 정채봉 부행장은 "당시에 금리가 크게 하락해 저금리 상황에서 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자료 등을 통해 독일 국채 금리가 올라갈 거라 믿고 상품을 판매했다"면서 "DLF를 위해 특별하게 어떤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이런 건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금감원 분조위 결정을 따르기 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에 따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아울러 정 부행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대신해 이른바 '총알받이'로 나섰다는 비판 어린 지적도 제기됐다. 제윤경 의원은 "(증인 출석과 관련해) 행장을 나오라고 했더니 (우리은행에서) 너무 열심히 방어하는 바람에 결국 부행장이 나와서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날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이날 약 2시간의 긴 질의 시간을 마치며 “이번 DLF사태는 불완전 판매, 도덕적 해이 등으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투자자들은 일생을 건 일이며, 약탈적 금융에 가까운 사건인 만큼 금융사들은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깊은 성찰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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