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희애 "어떤 사랑도 존중받아야 마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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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김희애 "어떤 사랑도 존중받아야 마땅하죠"
    영화 '윤희에게'서 주인공 윤희 역
    "인물 감정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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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18 08:56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영화 '윤희에게'서 주인공 윤희 역
    "인물 감정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노력"


    ▲ 배우 김희애는 영화 '윤희에게'에서 주인공 윤희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리틀빅픽처스

    김희애(52)는 끊임 없이 도전하는 배우다. 비슷한 캐릭터를 벗어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다.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김희애 이름만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김희애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영화로 돌아왔다.

    '윤희에게'(감독 임대형·11월 14일 개봉)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윤희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흔히 '첫사랑 찾기' 멜로물이라고 하면 남자, 여자 주인공이 떠오른다. 하지만 '윤희에게'는 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을 연인으로 내세운 색다른 작품이다.

    영화는 윤희와 딸 새봄(김소혜)의 동행을 통해 사랑의 상실과 복원, 두려움과 용기, 화해와 성장의 드라마를 따뜻하게 담았다.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희애는 "시나리오가 참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며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인 감독인데 이야기가 세련됐다. 소박하면서 이웃의 이야기처럼 읽었다"며 "감독을 만나 보니 수줍어하더라. 감독님의 성격과 시나리오의 분위기가 비슷했다"고 전했다. "과연 이런 영화가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저에겐 정말 귀한 대본이었죠."

    영화엔 윤희와 윤희의 첫사랑 쥰(나카무라 유코)이 직접적으로 마주보는 장면도 별로 없고, 둘 사랑에 대해 직접적으로 나온 장면이 없다. 배우들의 준수한 연기와 감독의 세련된 연출만으로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배우는 "감정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며 "촬영하는 내내 윤희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상처 있는 인물 윤희에 대해선 "윤희는 힘든 세월을 보낸 인물"이라며 "윤희를 사랑하는 남편이 외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배우 김희애는 영화 '윤희에게'에서 주인공 윤희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리틀빅픽처스

    후반부에서 윤희는 다리 위에서 쥰과 만났다. 김희애는 윤희의 뒷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동안 쥰에 대한 마음을 감추다가 그때 표출하죠. 두세 달 전부터 그 감정을 담금질하며 신경 썼어요.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윤희의 마음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답니다."

    쥰을 연기한 나카무라 유코에 대해선 "성실하고, 연기할 때 최선을 다해 집중했다"고 칭찬했다.

    윤희에 관련해선 "윤희는 힘든 세월을 보낸 인물"이라며 "윤희를 사랑하는 남편 입장에서는 외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싶어 작품을 만들었다. 힘든 장벽도 사랑의 힘으로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우의 생각은 어떨까. "사랑이 장벽을 깰 수 있었어요. 근데 전 좀 회의적이라...하하. 사실 영원한 건 없어요.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모든 건 끝이 있죠."

    김희애는 신인 감독 그리고, 신인 배우들과 호흡했다. '선배' 김희애로서 책임감이 무거웠을 법하다. 하지만 김희애는 "무엇이 신인인지 모르겠다"며 "다들 각자 위치에서 잘 해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저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감독님이 배우들 각자에게 디렉션 준 게 있으니까요."

    실제로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는 그는 딸 역의 김소혜와 자연스러운 케미를 자랑한다. "딸을 둔 엄마의 인생은 또 다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윤희와 쥰은 편지를 통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편지에서 나오는 김희애의 음성은 마음을 건드린다. 배우는 "감정을 적당히 드러내려고 노력했다"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연기 경력 30년을 넘어선 그는 "오랫동안 일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며 "도전할 가치가 있으면 시도하는 편"이라고 했다. "후배들이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려고 하죠. 다양한 여성 서사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영화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한발 더 나아가는 사람들을 비춘다. 팍팍한 삶을 살던 윤희는 쥰을 만나 용기를 내고, 윤희와 딸 새봄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어루만져 주며 관계를 회복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중년 이후엔 더 그렇죠. 윤희는 희생을 치른 사람이라, 자기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도 자신에게 집중하려 해요. 혼자 있는 시간이 전혀 외롭지 않아요. 20대 때는 누군가를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에 휩싸였는데 지금은 누군가를 만나면 더 외로워요. 저 혼자만의 시간이 참 좋답니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그가 최근에 꽂힌 크리스찬 베일, 호아킨 피닉스, 티모시 샬라메, 제니퍼 로렌스 등이다. "캐릭터에 깊게 들어간 모습을 보면 자극을 받고, 감동해요. 작품을 일부러 찾아보죠."

    ▲ 배우 김희애는 영화 '윤희에게'에서 주인공 윤희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리틀빅픽처스

    '우아함의 대명사'인 그는 자기 관리가 뛰어난 배우로 꼽힌다. 배우 김희애와 '인간' 김희애의 간극도 있을까. 배우는 "이미지 덕을 많이 봤다"고 미소 지었다.

    최근에는 JTBC '부부의 세계'를 촬영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4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김희애는 자수성가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로 분한다.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합니다. 보시는 분들이 재밌어 하리가 자신합니다. 촬영 환경도 훨씬 좋아져서 행복해요(웃음)."

    김희애는 시간이 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우려고 한다. 요즘은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힘든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내놓으면 더 보람을 느껴요. 안 해도 되는 건데, 이걸 안 했으면 어떡하나 싶어요. 음악도 꾸준히 들어요. BTS는 너무 귀엽고, 잘하잖아요. 하하."

    '윤희에게'는 포스터만 봐서는 어떤 영화인지 짐작하기 힘들다. 배우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두 손으로 양 볼을 감싼 배우는 수줍게 입을 떼며 위로를 건넸다.

    "'어떤 사랑이라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영화'라는 평이 마음에 들었어요. 어떤 사람이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생물이라도요. 누구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고 평생을 숨죽여 가는 사람이 많잖아요. '윤희에게'는 모두를 위로할 수 있는 힐링 영화입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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