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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121]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 닥터자르트로 ‘2조 기업’ 일구다


입력 2019.11.22 06:00 수정 2019.11.22 21:39        이은정 기자

아시아 화장품 최초로 에스티로더에 인수

4년새 매출 5배 급성장…'K뷰티' M&A 성공신화

아시아 화장품 최초로 에스티로더에 인수
4년새 매출 5배 급성장…'K뷰티' M&A 성공신화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 ⓒ해브앤비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 ⓒ해브앤비

“닥터자르트의 기업가 정신과 창의성은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닥터자르트의 피부과학과 혁신적 역량, 예술적 표현을 결합한 고품질 스킨케어 제품은 에스티 로더의 고급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 적합하며, 앞으로도 세계적인 성장을 기대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를 두고 미국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가 내린 평가다. 최근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보유한 해브앤비를 인수했다. 에스티로더는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네 번째로 점유율(3.6%)이 높은 화장품 기업으로, 에스티로더·아베다·톰포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닥터자르트의 기업 가치는 약 17억달러(약 2조원)이며, 에스티로더가 이번에 사들인 지분은 약 11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닥터자르트는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가 2005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건축감리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피부과를 찾았다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젊은 여성들이 피부과 병원에 진열된 BB크림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다.

BB크림은 블레미시 밤(Blemish Balm)의 약자로, 독일에서 처음 개발된 기능성 화장품이다. 지금은 보편화된 화장품이어서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당시엔 피부과에 가야 살 수 있는 고가 화장품이었다.

이 대표는 2004년 12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화장품 회사 해브앤비를 설립했고, 같은 해 12월 ‘닥터자르트’란 이름으로 BB크림을 출시했다. 브랜드명은 ‘닥터 조인 아트(Doctor Join Art, 예술과 만난 의사)'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18명의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제품을 개발해 품질을 높였다.

이 대표는 닥터자르트 출시와 동시에 미국을 공략했다. 닥터자르트는 출시 3년 만인 2011년 미국 뷰티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처음엔 단 2개 제품으로 10개 매장에 입점했지만, 현재는 100여개의 제품으로 전 세계 37개국에 진출했다. 매출은 2015년 863억원에서 지난해 489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비비크림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았던 이 대표는 ‘더마코스메틱’을 지향하며 새로운 콘셉트와 제형, 성분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비비크림을 비롯해 민감성 피부를 위한 ‘세라마이딘’, 피부 진정용 화장품 ‘시카페어’ 등 잇달아 히트작을 시장에 내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에스티로더의 닥터자르트 인수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에스티로더는 2015년 닥터자르트의 해브앤비 지분 약 30% 가량을 인수했다. 이후 4년 간 파트너십을 구축한 후 이번에 완전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가 피부과학과 예술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미국과 아시아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과 빠른 혁신과 신상품 출시 역량 등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파브리지오 프레다 에스티로더컴퍼니즈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스킨케어에 더 집중하고, 전 세계적으로 스킨케어 시장이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최첨단 과학적 접근을 기반으로 하는 닥터자르트 같은 브랜드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되면 CEO에선 물러나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회사에 남아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아직 차기 CEO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에스티로더는 4년 전 전략적 관계를 맺을 때부터 우리 브랜드와 잘 맞는 이상적인 파트너였다”며 “닥터자르트를 전 세계에서 성장시키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에스티로더와 함께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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