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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의 '선택과 집중', 조직개편에 영향 미치나


입력 2019.11.27 12:55 수정 2019.11.27 13:34        이홍석 기자

인사와 함께 그룹 및 계열사 조직 변화 폭 주목

불황 속 잘하는 것 집중 기조 뚜렷...의중 반영되나

'안정' 위한 점진적 변화에 무게 속 예측 어려워

인사와 함께 그룹 및 계열사 조직 변화 폭 주목
불황 속 잘하는 것 집중 기조 뚜렷...의중 반영되나
'안정' 위한 점진적 변화에 무게 속 예측 어려워


주요 4대 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서린빌딩.ⓒ각사

올해 대기업 그룹사 총수들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발언이 쏟아진 가운데 연말 정기인사와 함께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조직개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날 LG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사들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으로 지주사와 계열사들의 조직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물이 중심인 인사만큼이나 시스템이 주가 되는 조직도 오너들의 의중을 살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총수들이 유난히 생존을 위한 변화·혁신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발언을 많이 한 터라 내부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재계 전반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이 (핵심사업에) 포함되고 그 외에는 별로 생각이 없어 정리할 것이 좀 있을 것 같다”며 “(구조조정 대상 사업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나면 버려야죠”라고 밝혀, 향후 그룹 경영 기조를 선택과 집중에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허창수 GS 회장도 지난 7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참석한 GS임원모임에서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올 초 신년사에서“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 군살을 제거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별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생존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총수들의 기조는 이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방산계열사와 화학계열사를 각각 한화와 롯데에 매각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잘하는 분야 투자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2030년까지 133조원)와 10월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2025년까지 13조원)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구광모 LG 회장도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지속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을 올해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의 하이엔텍·LG히타치솔루션,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사업부 등 10여건의 매각·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를 비롯, 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총수들이 올해 선택과 집중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행보는 날로 증대되고 있는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한 몫하고 있다. 잘 하지 못하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경영철학도 있지만 잘 하지 못하는 사업을 계속 끌고 가다가는 잘하고 있는 사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그룹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연말 인사와 함께 윤곽을 드러낼 조직 재편도 그 어느 때보다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변화의 물결 속에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분명 필요하지만 혁신을 위한 재편은 조직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리스크를 언제나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연말 인사와 마찬가지로 조직 재편도 ‘안정’에 방점이 찍히며 전체적으로는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는 조직의 전체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한번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시각도 한 몫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에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변화와 혁신 시도에 수반되는 리스크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각 그룹 총수들이 인사와 조직재편을 두고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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