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국민연금, 투자기업 266개사 5대주주 이상…경영간섭 우려”
한경연, 국민연금 주식 보유한 716개 국내 상장사 분석
투자 상장사 716개사 중 273개사에서 5%이상 지분 보유
한경연, 국민연금 주식 보유한 716개 국내 상장사 분석
투자 상장사 716개사 중 273개사에서 5%이상 지분 보유
국민연금이 투자기업 다수에서 5대주주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자본시장법·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적연금을 통한 기업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5일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보유한 716개사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19개사, 2대주주는 150개사에 달하다고 밝혔다.
3대주주 59개사, 4대주주 24개사, 5대주주 14개사로 이는 투자기업 716개사 중 37.2%에 해당하는 266개사에서 국민연금이 최대부터 5대주주로 있으며 투자 716개사 중 2~3대 주주 비중은 29.2%에 달한다.
한경연은 국민연금처럼 공적연금이 19개 상장사의 최대주주인 경우는 해외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공적연기금으로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4개 회원국 중, 공적연기금이 최대주주인 경우는 뉴질랜드 1건, 덴마크 6건 정도다.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도 크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말 국내주식 투자액 1222조3000억원 중 45.5%인 55조7000억원을 44개 증권사에 위탁·운용 중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나 주주권 행사 향방이 증권사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 개별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배력도 높다고 봤다. 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에서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주식보유 비중을 5%로 보는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투자대상 716개사의 38.1%인 273개사다.
이중 보유지분이 10%를 넘는 기업도 80개사다. 한경연은 투자대상 10개사 중 3~4곳은 국민연금이 보유지분으로 경영권 개입을 시도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한경연은 현행 제도가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와 개별 상장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개별기업 주식보유 한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장치가 없다고 언급하며 ‘국민연금기금운용규정’에 개별기업 투자한도를 1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내부심의를 거치면 한도 초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보유지분의 의결권을 별다른 제한 없이 100% 행사할 수 있고 이제는 이의 행사를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을 논의 중이다. 해외에서는 공적연금의 국내기업 주식보유 비중을 제한하고 공적연기금의 증시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과는 매우 상이하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과 개별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입법 예고한 자본시장법 및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기업 지배구조에 국민연금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 상무는 “국민연금의 기금조성 목적이 국민의 노후 보장에 있는 만큼 기금의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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