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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보릿고개…해외서 자산확대 나선 시중은행


입력 2019.12.10 06:00 수정 2019.12.09 17:28        박유진 기자

4대 은행 해외 대출 운용 자산 전년비 14% 증가

4% 순이자마진 베트남 등…글로벌 대출자산 확대

4대 은행 해외 대출 운용 자산 전년비 14% 증가
4% 순이자마진 베트남 등…글로벌 대출자산 확대


주요 은행 최근 3년 간 해외 대출 자산 현황.ⓒ데일리안 주요 은행 최근 3년 간 해외 대출 자산 현황.ⓒ데일리안


은행권이 해외를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늘리며 이자이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는 초저금리에 가계대출 규제,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드리우면서 예전과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은행이 해외에서 대출로 운용하는 자산은 542억9500만달러(한화 약 64조5893억원)로 전년 동기(470억8400만달러) 대비 14% 증가했다. 은행별 대출 자산은 신한은행 226억6400만달러(26조9349억원), KEB하나은행 145억3800만달러(17조2945억원), 우리은행 122억5900만달러(14조5858억원), KB국민은행 48억5800만달러(5조779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은 주로 일본과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취급하는 자산이 큰 상태다. 한국계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 전략을 벗어나 현지 소매(리테일)금융 등을 강화하며 대출 자산을 늘리고 있는데 전략적으로 해외 영업력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연구실장은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6.1%에서 내년 5% 초반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산성장률 둔화와 기업 여신 경쟁 심화로 이자이익 관련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은행마다 수익 기반을 글로벌화 하기 위해선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의 수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올해까지 4대 은행 가운데 해외 국가별 대출 자산서 베트남의 의존도가 높은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베트남은행의 NIM은 올해 3분기 기준 4.68%를 기록했다. 2017년 말 3.82%에서 2018년 말 4.32%까지 확대된 이후 개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면 3분기 국내에서의 NIM은 1.53%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올해에만 두 차례 금리가 인하되며 축소가 예상된다. 당장 금융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은행권의 NIM이 축소되고 순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NIM은 은행이 대출을 통해 거두는 이자 수익과 예금으로 고객에게 내주는 이자의 차이(예대마진)를 포함해 외화, 유가증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의 수익성을 합친 지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권의 내년도 당기순이익은 NIM 하락이 지속되며 올해 대비 4.0% 감소한 13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NIM 하락 폭이 커지면서 순이자이익 증가율이 1%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내년도 당기순이익은 올해보다 2.3% 감소될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2013년 이후 7년만에 감소세로 전환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수년간의 이익 증가세는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은 바가 컸는데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세 둔화가 문제인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 규제 대책에 따라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률을 5%대로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경기 침체 리스크에 따라 기업대출 확대 방안도 여의치 않다. 이에 은행권은 비이자이익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자산관리(WM)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해외 연계 금리 파생결합상품(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로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영업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감소 등이 예고돼 은행마다 보릿고개를 벗어나고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국가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등에서는 기업금융 기반 강화, 연계 마케팅 강화를 실시 중으로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홍콩과 뉴욕 등에서는 투자증권 영업을 활성화고자 IB 유닛을 별도 신설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국가·지역별로 차별화된 자산 성장 전략에 나서고 있다"며 "현지 리테일, 기업 대상 영업 비중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는 게 중요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전체 대출금 중 리테일 비중을 30%, 현지기업 비중을 43%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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