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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비핵화 보증 잘못섰나…北핵시설 재가동 움직임


입력 2019.12.13 02:00 수정 2019.12.12 21:43        이배운 기자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발사장 재건 의혹…복구불능 파괴 아니었나

전문가 "전문 사찰단 참관 거부가 복선…정부의 검증없는 낙관 잘못돼"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발사장 재건 의혹…복구불능 파괴 아니었나
전문가 "전문 사찰단 참관 거부가 복선…정부의 검증없는 낙관 잘못돼"


북한이 지난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5월 북한이 공개적으로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여전히 관리·유지되고 있으며 사람이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유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남북미간 비핵화 합의 및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도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대변해온 정부는 입장이 난처해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1일(현지시각)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과 사람이 다닌 자국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 활동의 정확한 성격은 불분명하지만 인력들이 핵 실험장 단지의 현장에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보안유지 요원들에 의해 시설이 관리·유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5월 비핵화 의지를 증명한다는 취지로 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한미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보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 있는 조치로 평가한다"며 대북 보상 지원 논의에 박차를 가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같은해 9월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풍계리는 갱도의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인데 국제사회 평가가 인색한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2008년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08년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또 북한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서 '동창리 영구 폐쇄'를 약속하고, 실제로 발사장 일부를 폐쇄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핵 폐기를 위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체제를 보장하는 상응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발사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 논란이 일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지난달에는 동창리 발사장 지하에 외부와 연결하는 철로 공사를 진행한 흔적까지 포착됐다.

이같은 사태를 사전에 염두에 둔 듯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테이블에서 '선 비핵화 후 보상',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조치', '철저한 검증' 원칙을 견지해왔다. 과거 북한이 비핵화 합의에 응하는 듯 했다가 보상만 챙기고 합의를 뒤집은 전례가 수차례 있는 탓이다. 북한과 중국의 입장에 발맞춰 '단계적 보상 제공'로드맵을 지지했던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동창리·풍계리 복구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확증시켜준다"며 "전문 사찰단의 참관을 거부한 것이 지금 사태의 복선이고, 철저한 검증 없이 비핵화를 낙관한 정부의 잘못이기도하다"고 지적했다.

전 전 원장은 이어 "다만 추가적인 핵실험은 불필요한 북한이 풍계리 실험장에서 움직임을 드러낸 이유는 모호하다"며 "핵실험 긴장 분위기를 조성해 한미를 압박하려는 의도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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