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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무늬만 청년' 영입했나…'조국 사태' 인식 청년층과 동떨어져


입력 2020.01.08 04:00 수정 2020.01.08 06:01        이슬기 기자

청년 대표해 영입한 2030 인재들, 대표성에 물음표

조국 사태에 "당시 학부모들 관행 부풀렸다"

청년 정책 질문엔 "공감부터 시작하겠다" 뜬소리

청년 대표해 영입한 2030 인재들, 대표성에 물음표
조국 사태에 "당시 학부모들 관행 부풀렸다"
청년 정책 질문엔 "공감부터 시작하겠다" 뜬소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에서 5호 인재로 영입한 오영환 전 소방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에서 5호 인재로 영입한 오영환 전 소방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청년 인재들에 대한 '대표성'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총선 민심을 잡기 위해 발표한 인재 5명 중 '2030청년층'이 2명이지만, 이들이 평범한 청년층을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 공정이라는 화두를 던진 '조국사태'에 대한 이들의 인식이 이 같은 물음표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의 '5호 인재'로 영입된 30대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논란에 대해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 너무 지나치게 부풀려서 보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허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허물을 침소봉대로 부풀려서 국민에게 불신과 의혹을 심어주는 모습이 너무 두렵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에 대해 검찰 수사에 대해 "지금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함부로 제 판단과 생각을 말씀드리는 게 옳은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 권력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견제할 세력이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호 인재'로 영입된 20대 원종건씨도 같은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선 물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조 전 장관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검찰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해 공평과 정의의 관점에서 수사를 했느냐를 반문해 본다면, 그건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사태에 '검찰이 더 문제'라는 답변, 청년층 인식과 괴리
조국 정국 당시 20대, 60대보다 높은 부정 응답률 기록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이같은 '조국사태 인식'이 청년층의 주된 인식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청년층은 특히 조국 정국 당시 수차례 이뤄진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60대를 제치고 조 전 장관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온 세대다.

지난해 8월 셋째주 조사에선 20대의 39.9%가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고, 8월 넷째주 조사에서는 "부적합하다"는 응답히 54.1%까지 올랐다. 이어 9월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20대 응답의 58.2%를 기록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30대 역시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혐의가 알려지면서 8월 한 달에 걸쳐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39.3%에서 47.9%까지 올라 '적합하다'는 여론을 눌렀었다.

조 전 장관은 같은달 결국 '서울대생들이 뽑은 부끄러운 동문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 장관은 2·3위를 기록한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며 90%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

'흥행'에 초점 맞춰 청년 정책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지적도
與영입 인재, 청년 정책 질문에 "공감부터 하겠다" 답변


'청년'을 대표해 영입된 이들이 정작 청년 문제나 청년 정책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이 조국 사태로 떠난 '이남자(20대 남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무늬만 보고 이들을 데려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들은 실제로 영입 기자회견에서 받은 '청년 정책' 관련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하거나 되묻는 모습을 보였다.

오씨는 7일 기자회견에서 "정책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거나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렵게 살아온 경험이 있고 제 또래 청년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오씨는 다만 일선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출간하며 '청년 소방관'으로 유명세를 탄 뒤 JTBC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란 강점을 갖고 있다.

이같이 '흥행'에 초점을 맞춘 청년 외부수혈에 민주당 내 청년층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바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대학생위원장 송치윤씨는 원씨의 영입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정치판에 필요한 인재가 맞았다"면서도 "민주당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에는 전국 대학생 위원회가 있다" "청년인재를 꼭 외부에서만 찾았어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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