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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늘 신년기자회견…북한에 '실망감' 드러낼까 


입력 2020.01.14 06:00 수정 2020.01.14 02:50        이배운 기자 ()

대북정책 질문세례 예상…'유화정책론' 견지할 가능성

靑, 김계관 비난 담화에 "입장 안낸다"…유화노선 수정 고심?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기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각본 없는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비난에도 침묵을 지켜온 가운데 대북정책과 관련된 질문세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발표한 대북 메시지에 비춰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화정책론'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가길 바란다"며 접경지역 협력사업 추진, 도쿄올림픽 단일팀 추진 등 5대 남북협력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에 대한 서울 답방 요청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과의 화해분위기를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이른바 '북풍몰이'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은근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나아가 대북정책 노선 변경 가능성을 시사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앞서 지난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 "주제넘게 설레발 치고 있다"며 정부의 중재노력을 깎아내린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번 외무성 담화는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보고, 신년사 까지 건너뛰어 올해 처음 내놓은 공식적인 대남 메시지인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외무성 담화와 관련한 질문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분야 전문가는 “정부가 전처럼 남북관계 회복 가능성에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대응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 내부적으로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무언가 고민하고 있는 흔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대북 정책 노선을 바꾸고 대화 결렬사태에 대비한 '플랜B'를 마련하는 것은 워낙 큰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대북 침묵 기조에 대해 보충설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교분야 전문가는 "북한에 계속 대화를 요청하는 것이 향후 대북정책 노선을 바꾸기 전에 '우리는 할만큼 했다'는 식의 명분 만들기의 일환일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중러에 방어논리를 내놓고 내부적으로는 친북지지 세력을 설득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은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북한에 실망감을 내비추고 김 위원장에게 미약하나마 경고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며 "다만 최근 북미대화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의식한 탓에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우는데 그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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