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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호, 남극 유빙수역에 갇힌 원양어선 구조에 나서


입력 2020.01.14 18:44 수정 2020.01.14 18:41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조타기 고장, 3일 걸려 표류한 707홍진호 구조 중…국민생명 최우선


남극에서 조난당한 707 홍진호 ⓒ해수부 남극에서 조난당한 707 홍진호 ⓒ해수부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507톤)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507톤)

남극해에서 조타기 고장으로 표류 중인 국내 원양어선을 쇄빙선인 아라온호가 구조에 나섰다.


구조 중인 원양어선은 ‘707홍진호(587톤, 승선원 39명)’로 남극해에서 이빨고기(일명 ‘메로’)를 잡는 원양어선으로 어로작업 중 선미 부분이 유빙과 충돌해 우현 조타기가 고장 나면서 항해가 어려운 상태로 표류 중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같은 수역에서 조업을 마치고 귀항 예정이던 한국 국적 ‘썬스타호’가 어선원 보호, 어구 회수 등을 지원하며 사고선박 수리를 시도했지만 수리가 불가능해 지난 10일 15시 42분께 해수부에 조난신고를 했다.


이에 해수부는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외교부, 행정안전부 등의 관계기관에 조난사실을 전파했으며,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사무국과 주변국에 조난사실과 어구회수 지연상황 등을 통보하고, 안전과 조업규제 등에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707홍진호가 표류 중인 수역이 유빙수역으로 쇄빙이 필요해 사고해역에서 830마일(3일 항해거리) 떨어진 수역에 있던 우리나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507톤)’에 구조를 요청했고, 14일 오전 8시경(한국시간)부터 아라온호가 구조에 나섰다.


아라온호는 남극 로스해 아문젠수역에서 연구활동 중이었지만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즉시 사고해역으로 출발했고, 현재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온호는 사고선박을 유빙수역에서 안전한 수역까지 예인한 후 본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며, 선사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예인선이 도착할 때까지 썬스타호를 주변수역에 대기시킬 예정이다.


아라온호는 2009년 건조 이후 올해로 11년째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기지 보급과 연구활동을 수행중이다.


그간에도 아라온호는 구조활동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빙하에 부딪혀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를 구조했고, 2012년과 2015년에는 우리나라 어선인 정우2호와 썬스타호의 구조활동을 수행했으며, 2019년 1월에는 중국 측 남극기지 건설 중 고립된 인력의 철수를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쇄빙선의 활동과 필요에도 불구하고 제2쇄빙연구선 건조는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에 묶여 몇 년째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영토’로 불리는 북국과 관련, 세계 각국들이 북극해 연구를 위한 연구쇄빙선 건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연구용 쇄빙선 건조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일한 쇄빙선인 아라온호로는 1년 중 70% 이상을 남극에서 지내기 때문에 북극 연구에는 연간 15일 밖에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며, 북극해 얼음 층은 보통 2∼5m로 남극해보다 2배 이상 두꺼워 아라온호로는 연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운열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쇄빙연구선은 기본적으로 연구활동을 수행하지만 주변해역에서 선박사고가 발생하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현재 아라온호 한 척으로 남·북극을 오가며 연구활동, 과학기지 보급, 구조활동 등을 수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만큼 안전하고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제2쇄빙연구선 추가 건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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