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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는 미계약 FA 7인, 씁쓸한 현실


입력 2020.01.16 00:10 수정 2020.01.16 10:4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레전드 김태균 포함 협상 장기전 돌입

선수 가치 바라보는 구단 시각 달라져

한화 레전드 김태균도 FA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한화 레전드 김태균도 FA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대어급 FA들의 계약이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아직까지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올 시즌 KBO리그 FA 시장에는 총 19명의 선수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 계약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이름을 내밀었다.


시장이 열린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12명의 선수들이 계약에 이르렀고 아직까지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선수들은 총 7명에 달한다. 그리고 미계약자 대부분이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FA 시장이 몸값 거품이 잔뜩 끼었던 예년과 달라진 이유로는 △초대형 FA의 부재, △지출을 줄이려는 구단의 입장,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 등이 언급된다.


이 가운데 선수의 현재 가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구단들의 달라진 시각이 몸값 거품을 없앤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FA 자격 획득하는 기간이 지금보다 길었고, 이로 인해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은 지난 날의 영광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구단들 역시 인심 쓰듯 웃돈을 얻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이는 ‘먹튀’ 발생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손승락은 성공적인 1차 FA 기간을 보냈으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 뉴시스 손승락은 성공적인 1차 FA 기간을 보냈으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 뉴시스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에 근거해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 가치를 보다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래에 대한 투자로 돈을 쓰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은 FA 시장에서 자연스레 소외되는 입장으로 내몰렸다. 올 시즌도 예외가 아닌 게 남은 7명의 미계약자만 하더라도 평균 나이가 35.6세에 이른다.


그렇다고 이들의 기량이 아주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미계약자 중 최근 3년간 누적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가 가장 높았던 손승락은 이 기간 172.1이닝을 책임지며 74세이브를 쌓은 특급 마무리다.


그러나 FA 직전 시즌 크게 부진한 게 결정적이었다. 30대 후반에 이른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에이징 커브’가 강하게 의심되기 때문이다.


미계약 FA 선수들의 3년간 WAR. ⓒ 데일리안 스포츠 미계약 FA 선수들의 3년간 WAR. ⓒ 데일리안 스포츠

지난해 한화 주장을 맡았던 이성열도 마찬가지다. 이성열은 3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렸고 지난해에도 공인구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21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커리어가 전체적으로 들쭉날쭉한데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간 나이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남아있는 7명의 미계약 FA들은 어느 팀에 가더라도 충분히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쳐줄 선수들이다. 하지만 ‘거품 시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선수들의 눈높이, 보상선수로 인해 타 구단이 이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 그리고 이제는 베테랑의 가치를 낮게 바라보는 구단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협상이 장기화되는 FA 시장의 현 상황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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