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맑음
미세먼지 31

맨손으로 일군 신격호 성공신화…유통 '큰 별' 지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1.19 18:42
  • 수정 2020.01.19 19:50
  •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풍선껌으로 시작해 재계 5위…창업 1세대 마지막

창업주 고인 기리고자 그룹장으로 장례 진행


ⓒ롯데그룹ⓒ롯데그룹

맨주먹으로 재계 5위 기업을 일궈낸 한국 유통업계의 큰 별이 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 20분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풍선껌으로 시작해 재계 5위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41년 혼자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을 하며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 제조 공장을 세우면서 첫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에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롯데그룹ⓒ롯데그룹

좌절하지 않고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그는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 ·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그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1973년 서울 소공동에 선보인 롯데호텔과 1979년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를 열면서 입지를 굳혔고 이후 한국경제와 함께 성장을 거듭했다. 롯데는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자산규모 100조원, 재계 5위 그룹으로 우뚝 섰다.


ⓒ롯데그룹ⓒ롯데그룹

신 명예회장은 특히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한국은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내 호텔 브랜드 최초 해외진출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1995년에는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해당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것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던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역시 이 같은 뜻을 바탕으로 시작해 2017년 개장에 성공했다. 1987년 부지를 산 지 30년 만이다.


별세 직전까지 마음고생…형제의 난으로 초래된 비운


신 명예회장은 롯데를 재계 5위의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비운 했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롯데쇼핑·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일본 롯데홀딩스, 롯데알미늄 등 이사직을 내려 놓는다.


경영권 갈등 속에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2018년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이후 건강이 악화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은 지난 18일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19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장례는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고자 그룹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명예장례위원장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맡는다. 장례위원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담당한다.

0
0
0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순
  • 최신순
  • 반대순
데일리안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