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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 등돌린 2030…'이유가 뭐냐고?'


입력 2020.01.21 06:00 수정 2020.01.21 16:42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남북협력·조국사태 '불공정' 불만 커지는데…여론 수렴의지 '?'

2030 "자국민 보다 북한을 더 생각…겉으로 보기좋은 것만 내세워"

"청년층 여론 신경 안쓰는듯…조국 사퇴 진정성 없어보여"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2030계층에서 지지율 낙폭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협력 추진의지를 거듭 내세우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둔하는 듯 한 발언을 한 것이 청년계층의 역린인 '불공정' 문제를 자극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7일에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3.5%포인트 내려간 45.3%(매우 잘함 25.7%, 잘하는 편 1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주차 59%에서 10.6%포인트 하락한 48.4%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20대는 44.5%에서 5.9%포인트 하락한 38.6%로 떨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막말과 강경행보에도 불구하고 남북 협력사업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당장 취업난과 주거불안정 문제에 시달리는 2030계층은 정부가 국내 문제 해결에 써야할 돈을 북한에 소진한다는 '역차별'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회복 구상으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거듭 제안했다.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엔 최소 43조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며, 올림픽을 공동개최 할 경우엔 북한 인프라 전반에 대한 현대화 공사가 필요하다. 북한의 연간 예산은 7조원에 불과한 만큼 우리 혈세 투입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이처럼 남북협력 사업은 사실상 '대북지원'에 가깝고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지게 된다는 우려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2030 계층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2030 계층은 몇 십 년 후를 내다봐야 할 대북투자 성과를 기다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북한과 한민족이라는 동질감이 떨어지고 불신도 높은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에게 '북한이 결국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가'라고 물은 결과 20대의 80%, 30대의 66%가 '절대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대화를 중단하고 핵위협을 가하면 그간의 대북지원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우려를 뒷받침 한다.


한 20대 남성은 "북한과 사이가 좋으면 모를까, 욕설을 들어가면서도 꼭 협력을 하자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지금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보다도 북한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을 졌다"고 발언한 것도 2030계층의 불만을 재점화 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조 전 장관 논란에 청년계층이 크게 반발한 이유는 '불공정' 및 '상대적 박탈감' 문제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조 후보자의 딸은 '부모를 잘 둔 덕분'에 각종 혜택을 손쉽게 받아왔다는 의혹들이 청년세대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한 것은 조 전 장관을 두둔하고 비판여론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이 공정성과 정의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던 것과 상반되는 태도를 보여준다는 '위선'논란도 적지 않다.


한 30대 남성은 "조국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일 때부터 청년층 여론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게 이미 드러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조 전 장관 사퇴는 정치적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 진정성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20대 남성은 "정부여당이 말로는 청년계층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선거에서 표를 더 많이 받으려는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올바름)'에만 충실한 것 같다"며 "겉으로 보기 좋고 정의로워 보이는 쪽만 내세우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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