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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서울 전세시장...실수요자 제자리, 거래량 줄고, 전셋값은 뛰고


입력 2020.01.22 06:00 수정 2020.01.21 16:42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이달 전세거래량 2667건으로, 2년 전 2018년 1월 1만29건의 5분의 수준

입주물량은 지난해 같은 달의 절반 수준인 2446에 불과해 이런 추세 장기화 예고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혼란스럽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나온 전세대출 규제로 전셋집 이사와 내집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긴 수요자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전세물량이 부족해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거래량은 예년에 비해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세수요 대부분이 기존 살던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며 제자리 머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상한제로 전세시장에서 대기하는 수요가 급증한 반면, 서울 전세물량은 한정적이어서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전세계약은 2667건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944건을 기록한뒤 11월 8308건, 12월 6952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약이 일반적으로 2년 단위인 것을 감안해 지난 2018년 1월 전세 거래량인 1만29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설연휴가 코앞이고 이달이 업무일 기준 1주일 정도 남은 것을 감안하면 전세 거래량은 2년 전의 절반 수준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2년전 계약했던 전세거래 절반정도는 계약연장으로 이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세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최근 전셋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시 비중이 늘어난 탓에 학군 수요가 몰린 강남권과 목동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 17일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13일 기준 100.5로 나타났다.


이는 KB부동산이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14일의 아파트 전셋값 수준을 100으로 잡고 집계된다.


이 같은 상승세는 한강 이남 자치구에서 두드러졌다. 13일 기준 강남구의 전세가격지수는 100.8, 서초구는 100.5, 송파구는 103.2로 조사됐다.


송파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세가격지수가 103을 넘어섰다. 상승 폭이 가장 컸다는 뜻이다.


전세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12·16대책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택 구입 수요가 전세로 전환된 탓이다.


이와 함께 서울 전세의 공급원인 입주물량도 크게 줄었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446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2804가구 대비 12.76%가 줄어든 것이고, 지난해 1월 5250가구 대비 53.40%가 감소한 수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서울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에 대비한 전세가격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56.5%로,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3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3년 4월 56.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하락했다고 아파트 전세가격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아파트 전세값 상승세에 비해 매매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전세가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내 집 마련의 기회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 티장은 “대출 규제가 전세에도 적용된 만큼 기존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지 않고 그대로 계약을 재연장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라며 “전세의 경우 공급 물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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