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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설 민심은] "한국당은 안된단 생각…'마음에서의 민주당 지지' 아냐"


입력 2020.01.26 06:00 수정 2020.01.26 07:33        정도원 기자

박주선 "만난 사람마다 중도실용정당 이야기"

주승용 "시간이 없다…2월 중하순까지 끝내야"

유성엽 "민심, 제대로 된 통합세력 내심 기대"

광주광역시 동남을의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전라남도 여수을의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 전라북도 정읍·고창의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광주광역시 동남을의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전라남도 여수을의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 전라북도 정읍·고창의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호남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의 부활, 정권 탈환 가능성을 우려하는 광주·전남북 지역민 사이에서 '묻지마 민주당' 지지 기류가 있다는 설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경제가 어려운 것은 호남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양자택일이 아닌 제3의 선택지가 마련된다면 지지하려는 '바닥 민심'의 흐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은 경자년(庚子年) 설날인 25일, 설 연휴를 앞두고 일찌감치 지역구에 내려간 호남 의원들을 상대로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호남 지역에서도 나날이 악화되는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은 있으면서도 자유한국당의 발호나 정권 탈환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민심이 크다고 의원들은 전해왔다. 결국 다가올 4·15 총선의 관건은 지역민의 정치적 선택지를 넓혀줄 중도·개혁·민생·실용·통합정당의 출범 여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광역시 동남을의 4선 중진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경제가 말할 것이 없어 자영업자들을 만나보면 굉장히 성질이 나 있고 화가 나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 민심과 실제 민심은 다르다. 끝까지 응답하는 분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박주선 의원도 "선택지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여기는 '민주당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민심이다. 자유한국당을 찍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점은 시인했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은 "문재인정권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회초리 역할을 하려면 제3지대에 중도개혁민생실용 정당이 나와야 한다는 게 지역민들의 생각"이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그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전라남도 여수을의 4선 중진이자 현 국회부의장인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호남 민심은 분명히 '묻지마 민주당'에 가까운 민심"이라며 "그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묻지마'가 된 게 아니라, 자유한국당에 대한 위기 의식, 자유한국당에게 정권이 가는 것만은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도 국민의당 같은 정당이 지금은 없지 않느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둘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 민주당이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야당 복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정읍·고창 3선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은 "(설 연휴 동안) 많은 분들을 뵈었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 많이들 호소하시는 상황이다. 지방은 원래부터 항상 어려웠기 때문에 외지에 있다가 온 분들이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며 "민주당에 대해서도 실망스런 부분을 보는데, 자유한국당에 대한 반감으로 민주당 지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민주당에도 실망여론 존재
설 전 '제3지대 통합신당' 출범 불발에 당혹
"안철수, 위기의식 느껴야하는데 유유자적"


특히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기대했던 '제3지대 통합신당'을 아직 출범하지 못한 채,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출향민과 귀성객을 맞게 된 박주선·주승용 의원은 당혹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제3지대'의 움직임이 너무 미약하거나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의원은 "당연히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설을 맞이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며 "바른미래당은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당이 좋아서 찍어주겠다는 사람이 1~2%도 없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위기의식을 손학규 대표가 느껴야 하는데 너무 안일하고, 안철수 전 대표는 너무 유유자적"이라며 "카이스트를 방문하고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당장 창당 준비를 하든지 해야지, 카이스트에 가고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주선 의원도 "나도 설을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맞이하게 될 줄 몰랐다"며 "(설 전에) 대안신당이 창당했지만, 대안신당만 가지고서는 너무 미약하다. 다만 (제3지대 신당 창당이) 한꺼번에 바닷물 밀려오듯이 한순간에 같이 한다는 개념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간다는 측면에서는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설 전 창당을 이뤄낸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도 "(창당은 했지만 대안신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시인하며 "어떻든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부분에 대해서 우려스럽게 바라보면서, 빨리 통합된 모습으로 바뀌어나가라는 게 지역민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 위로 아직 표출되지 않은 호남 민심의 '바닥 기류'에는 경제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가치 측면에서 호남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또 하나의 선택지'가 출범할 경우, 지지할 수 있다는 기류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유성엽 의원은 "이쪽의 정서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별로' 정도가 아니라 반감이 있다"며 "그래서 반사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으로부터의 지지'는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꼭 대안신당만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잘해낼 수 있는 통합된 대안세력, 그 통합된 대안세력의 등장을 내심 바라고 기대하는 민심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의원도 그러한 기류가 있다는 점은 긍정하면서도 "시간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한 달 남았는데, 2월 중하순까지는 (그러한 제3지대 통합신당의 창당을) 끝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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