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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여파...금융지주 신남방 공략 삐걱


입력 2020.02.12 06:00 수정 2020.02.11 21:15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해외 방문 어려워져 신규 투자자·인수합병 일정 비상등

중국서 지점 설립 추진하던 은행들 "인가 지체될 수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방역봉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방역봉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과 IR 부서를 중심으로 해외 출장 등이 연달아 취소되는 등 연초 사업 일정이 틀어지고 있어서다. 중국 진출 공략에 나섰던 시중은행의 경우 사업 인가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에 노출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아시아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권의 해외 영업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사업 및 IR 부서의 경우 연초 기획했던 컨퍼런스콜 등 해외 행사에 줄줄이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 IR 담당자는 "씨티그룹을 비롯해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그룹과 외국계 증권사의 컨퍼런스콜 행사가 취소되면서 신규 투자자를 만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통상 실적 발표가 끝나면 투자자 접촉점이 많은데 아시아 쪽은 이동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기존 투자자와의 소통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글로벌사업부 또한 어려움이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일부 국가에서 예정돼 있던 출장 일정이 취소된 것은 물론, 중국에서 추진하는 사업에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중국에서 지점 설립을 추진 중인 은행들의 경우 인가 지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까지 BNK부산은행은 중국 난징지점을, NH농협은행은 베이징의 현지 사무소를 지점 전환하기로 하고 인가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예비인가를 신청한 부산은행의 경우 올해 3월 전에 최종 인가가 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하지만 인가 지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 중국 측 입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예비인가를 마친 상태라 1분기 중 지점을 개설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로선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신경이 온통 신종코로나 사태에 집중돼 인가 행정 절차 중 일부는 지연된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또한 오는 3~4월 중 사무소 지점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를 기대하면서도 현지 목소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서류 보완을 위해 현지 은행감독위원회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서류 보정 작업 중이었다"며 "내부적으론 4월 안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내년 하반기께 지점을 개소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현지 사정상 일정이 지연될 수 있어 중국 측 입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다드 기조로 해외 안팎을 오가며 투자자 유치에 나섰던 금융권 수장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오는 3월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르면 4월께 조용병 회장이 직접 IR 일정 소화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서 개최되는 경영전략회의마저 화상회의로 열린 상황을 비춰보면 예년처럼 분주한 움직임은 힘들다는 관측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매년 경기도 용인시 연수원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를 올해는 일부 가상회의로 대체했다. 대규모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현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 최근 PC와 모바일 회의로 대체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또한 내부적으로 임직원 행사 일정을 자제하고 있다.


오는 3월에 개최 예정인 중국 보아오포럼 취소 여부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 포럼은 중국 베이징에서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기로 돼 있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국내외 정·재계 인사,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다. 그간 국내 금융권 수장도 초청돼 참석해 온 만큼 개최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지난해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보아오포럼) 개최 한 달 전부터 초청 요청을 받아 참석 여부를 결정짓는다"면서도 "올해는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개최되는 다른 행사는 줄줄이 취소된 상태라 참석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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