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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대세’ IPO 대기표 뽑는 소부장들, 주가변수로 '긴장'


입력 2020.02.14 06:00 수정 2020.02.14 05:5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센트랄모텍 공모가 대비 603%↑…패스트트랙 1·2·3호 줄줄이 입성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돌아온 IT 빅 사이클...상장 바람 되풀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IPO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거래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IPO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거래소

정부 지원과 반도체 대장주의 선전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IPO 진출이 열기를 띠고 있다. 소부장이 최근 IPO 시장의 흥행 공식이 되면서 새로 들어올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해 신규 상장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이 주식시장에서의 높아진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소부장 2호인 서남을 시작으로 레몬, 서울바이오시스 등도 소부장 패스트트랙으로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소부장 패스트트랙은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주는 제도다.


거래소는 지난해 9월 정부의 소부장 지원 의지에 발맞춰 이러한 제도가 담긴 ‘소재·부품 전문 기업에 대한 상장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화합물반도체 패키지 제조사인 메탈라이프가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기업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서남과 레몬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각각 소부장 패스트트랙 2, 3호 기업이 된다.


애너지소재 기업인 서남은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3100원, 공모금액은 108억5000만원으로 확정돼 이달 20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228대 1로 작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씨에스베어링이 1247대 1이었다.


첨단소재 기업 레몬은 28일 코스닥 상장 예정으로 2014년부터 삼성전자에 차폐막(EMI) 부품을 납품해온 업체다. 조만간 수요예측을 실시할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항공 소재·부품), 엔에프씨(화장품소재), JNTC(휴대폰 부품) 등도 소부장 섹터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현재 소부장 기업들은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작년 상장한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달라진 소부장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증권사들도 투자 가치가 있는 소부장 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센트랄모텍의 경우, 작년 연말 상장 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603% 치솟은 상태다. 테슬라에 알루미늄 컨트롤 암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센트랄모텍은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덩달아 뛰었다. KB증권이 상장주관을 담당한 아이티엠반도체도 지난해 11월 상장한 뒤 현재 공모가보다 133% 뛰어올랐다. 2차전비 보호회로 업체인 아이티엠반도체 역시 테슬라 효과와 소부장 업체라는 타이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존 소부장주들의 활약이 돋보일수록 향후 입성할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기업들의 상장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작년 12월 상장한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기업 메탈라이프는 밴드 최상단 공모가(1만3000원)를 받으며 코스닥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달 초 시초가 2만6000원 대비 33% 넘게 하락한 1만7000원대까지 떨어지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 7일 다시 상한가로 뛰어오른 뒤 23만원선을 회복하며 주가 다지기를 노리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주가 안착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상장을 앞둔 A업체 임원은 “상장 절차를 밟는 동안 소부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당초 우리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게 느껴졌다”며 “긴장이 되면서도,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흥행을 보면서 솔직히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투심을 위축시킬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점도 부담요인이다. B업체 관계자는 “증권사와 기관투자자 쪽에서도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를 많이 해주고 있다”며 “최근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지거나 혹시나 우리만 성적이 저조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수요예측·청약 흥행이 상장 뒤에 주가 상승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첫 IPO 기업인 머신러닝·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은 지난 10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위세아이텍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청약에서도 107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다만 그럼에도 현재 공모가는 5% 웃도는 수준으로, 소부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소부장 업체들의 상장 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전문 펀드 조성과 거래소의 특례 상장 손질 등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반도체·정보기술(IT)의 업황 회복도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평가 절차 간소화로 인한 기간 단축과 평가 기준 완화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는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소부장 기업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과거 2016~2017년 IT 빅 사이클 도래와 함께 불었던 IT 관련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 바람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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