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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에 놀란 금융당국…‘사후 약방문’ 처방 이번이 끝일까

  • [데일리안] 입력 2020.02.17 04:00
  • 수정 2020.02.16 20:16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모험자본 육성’ 사모펀드 규제완화에 일파만파 커지자 “규제 강화” 재천명

고무줄식 정책 지적에 '일부 문제일 뿐" 책임 회피…피해 재발 방지 '글쎄'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부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제도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지난 2015년 중소벤처기업 등에 대한 자본 공급 물꼬를 틔우겠다며 사모펀드 문턱을 낮추면서 투자자 보호에는 무관심했던 당국이 뒤늦게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매번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해온 당국정책과 연간 10개사 정도만 들여다볼 수 있는 현재의 검사 역량으로 과연 투자자가 믿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온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꼽힌다.


‘모험자본 육성’ 사모펀드 규제완화에 피해 일파만파 커지자 "규제 강화" 재천명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브리핑을 열고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제도 개선책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공모펀드를 형식상 사모펀드로 판매하는 '무늬만 사모펀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비유동성 자산이 50% 이상일 경우 수시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환매 중단을 선언한 라임운용이나 알펜루트운용의 사례와 같이 자산 만기는 2~3년인데 반해 펀드 환매는 매달 가능한 구조가 문제라는 측면에서다.


또 사모펀드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경우 투자자에 이를 미리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하는 한편 사모운용사도 금융사고 대비 자본금을 추가로 쌓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규정 상으로는 7억원만 적립하면 되나 앞으로는 수탁고의 0.02~0.03% 수준을 추가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사모펀드 판매사,TRS 증권사가 운용사를 점검 및 감시할 책임을 지우기로 했다. 이와함께 사모운용사도 매 분기마다 개인투자자에 운용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 역시 같은날 라임의 비정상적 펀드 운용설계와 불투명한 투자의사 결정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부실을 은폐한 혐의를 포착하는 한편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 등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사모펀드 관련 52개 운용사 점검 결과 대부분 위험은 (라임운용처럼) 위험한 투자구조는 아니었다”며 “다만 제도적 미비사항 보완을 위한 ‘필요 최소한’의 규율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무줄식 정책 지적에 '일부 문제일 뿐" 책임 회피…피해 재발 방지 '글쎄'


그러나 일부 펀드 투자자들의 원금 전액손실을 비롯해 1조원 가까운 투자금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 현 시점에서도 금융당국의 안일한 관리감독과 뒷북대응에 대한 책임론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 이번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규제완화 주체인 금융위는 "모든 규제는 양면성을 갖고 있어 사후 발생한 사고로 제도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는 어렵다"다고 반박했다.


금융당국은 또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를 제도개선의 탓으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일축하는 듯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국은 다만 세간의 지적에 대해 “제도가 미흡했던 점은 일부 인정한다”면서 “일부 펀드의 경우 유동성 부담으로 투자자 보호에 취약한 구조가 발견된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은 금융위와 다소 온도차가 있다. 지난해 7월 처음 라임운용의 수익률 조작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감독당국은 "향후 필요하면 검사에 나설 것"이라며 방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해 10월 62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때에도 금감원은 수익률 조작 등 라임운용의 위법행위 의혹 등을 감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회사의 유동성 문제로 봤다.


이후 사태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이어지며 일파만파로 확산됐고 처음 의혹이 제기된 지 무려 7개월이 지나서야 중간 검사결과와 대책 마련이 이뤄졌다. 특히 1800억원 규모의 알펜루트 환매 중단의 경우 금융당국의 대책이 지연되면서 자금을 공급한 증권사들이 대규모 자금회수를 벌인게 원인으로 꼽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미적거리는 사이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위험에 빠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이번 대책 마련을 통해 또다시 이같은 피해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기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금융검사 역량과 관련해 전체 사모펀드 운용사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기 쉽지 않아 일부 운용사들의 '모럴해저드' 여부는 결국 이들의 양심에 맞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이같은 대책 마련으로는 금융당국 뿐 아니라 운용사들도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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