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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네 번째 시도 '더 커진 그림자' 왜

  • [데일리안] 입력 2020.02.18 05:00
  • 수정 2020.02.17 17:23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인수희망자 찾습니다”…작년 개시한 예비입찰, 3개월 넘도록 제자리

인수가격 격차 6000억원에 업황 부진에 쟁쟁한 매물까지…매각 산넘어 산


산업은행의 KDB생명 네 번째 매각이 인수 희망가격의 차이와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며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데일리안산업은행의 KDB생명 네 번째 매각이 인수 희망가격의 차이와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며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데일리안

산업은행이 지난 10년 간 수차례 도전에 나선 KDB생명 매각전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이동걸 회장이 이례적으로 수십억원의 성공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매각 흥행 분위기에 힘을 실었으나 잇따라 등장한 보험사 매물들과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시장과의 매물가격 격차 속에서 또다시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인수희망자 찾습니다”…작년 개시한 예비입찰, 3개월 넘도록 ‘진행 중’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해 11월 개시한 KDB생명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중견 사모펀드(PEF) 2~3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다 적절한 원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마감을 미룬 것이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PEF 지분 26.93%와 자회사인 특수목적법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65.80% 등 총 92.73%(8천800만주)와 경영권이다.


KDB생명에 대한 산은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꼭 10년째, 횟수로는 4번째다.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생명(구 금호생명) 6500억원에 인수한 뒤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처음 KDB생명에 대한 매각 시도가 이뤄진 지난 2014년 7월 본입찰에는 DGB금융지주(대구은행)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당시 DGB가 제시한 가격이 최저 입찰가격기준보다 낮아 유찰됐다. 같은해 9월 진행된 두 번째 예비입찰에서는 국내 소형 사모펀드가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본입찰 참가자격 자체를 얻지 못했고, 2016년 말에는 중국계 자본이 응찰한 가운데 본입찰까지 진행됐으나 역시 가격 등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포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그러나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가격을 조금 더 받으려고 기다리는 것보다 원매자가 있을 때 파는 것이 시장에도 좋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또 매각에 성공할 경우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며 이례적으로 당근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수가격 둘러싼 이견부터 쟁쟁한 매물 등장까지…매각까지 첩첩산중


한편 이번 매각 과정에서도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인수가격에 대한 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산은은 6000억~8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PEF는 2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입장에서는 그동안 인수와 부실해소를 위해 KDB생명에 쏟아부은 돈만 1조원여에 달한다. 비용 회수를 감안해 매각가를 유지할 경우 또다시 매각 자체가 불발될 수 있고, 반대로 매각가를 터무니없이 낮추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헐값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여기에 가뜩이나 보험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쏟아져 나오는 동종업권 매물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 20조1937억원, 누계 당기순이익 1464억8400만원, RBC(지급여력비율) 500%를 상회하는 이른바 대표적인 ‘알짜 매물’로 꼽힌다. 푸르덴셜이 매물로 등장한 이후 KDB생명 매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가 높다.


보험업권 전반으로 넓혀 살펴보면 최근 매각을 진행한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를 확정지었다. 이밖에도 동양생명,ABL 등도 잠재적인 매물 후보로 거론된다. 동양생명의 경우 현재 자산규모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매물들이 쏟아져 나올수록 마땅한 인수자 찾기는 더욱 하늘의 별따기가 되는 형국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매각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산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가 아닌 사모펀드가 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최대 허용 한도는 10년으로, 오는 3월이면 꼭 10년이 된다. 이 기간까지 KDB생명을 매각하거나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금산분리 원칙 위반으로 금융당국 제재가 불가피하다. 산은은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과 그 규모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대해 시장 눈높이에 맞춰가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어 이번 매각 과정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이 회장은 "최근 시장 인식에 동의한다"면서 "원매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있어 예단할 수 없다. 시장 가격에 맞춰서 따라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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