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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정부는 '절차' 강조‧전문가는 '예방' 촉구


입력 2020.02.19 05:30 수정 2020.02.19 15:1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의사협회 "1차 방역 실패... 최대한의 조치 해야"

코로나 의료체계 분리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와

방역당국는 절차에 따른 대응 거듭 강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절차준수를 강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예방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1차 방역 실패를 꼬집으며 방역 전략 수정을 촉구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며 "29‧30‧31번 환자의 경우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의심된다.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염지역 여행이나 확진 환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앞에 와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14일 이내에 중국 등 해외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 없이 확진판정을 받은 경우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선 29‧30‧31번 환자의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 회장은 세 환자들이 해외 여행이력이 없고, 기존 확진환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따라 △민관 의료기관 협의체 구성 △중국 전역 입국제한 등을 포함하는 방역망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전예방의 원칙이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더라도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에 대해 충분한 사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가) 지나친 대응이었다고 반성할지언정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지켜달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29번 환자 발생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시작됐다고 본다"면서 △기존 의료 시스템과 코로나 의료체계의 분리 △각급 병원별 의료전달 시스템 확립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 등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 "코로나19 새국면 맞았다"면서도
"검사결과 보고 위험도 판단하겠다"고 해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여부에 대한 판단을 거듭 유보하며 절차에 따른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날 오전 오후 각각 진행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선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반복됐지만, 방역당국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답변으로 일완했다. 29‧30‧31번 환자의 감염경로를 명확히 밝힌 뒤 지역사회 감염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방역대책본부의 최근 역학조사 결과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면서 "최종적으로 공식적인 판단을 방역대책본부가 먼저 하면 그에 따라 중수본은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 아직은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29‧30‧31번 환자 발생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평가면서도 "아직 역학적 연관성을 단정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전국적으로 어디서든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봐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여행객의 위험이 가장 크고 이들과 접촉한 국내 내국인의 위험이 그다음으로 크다고 본다. 이런 분들이 검사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사례정의를 개정하고 있어 늘어난 검사 결과를 보면서 현 상황의 위험도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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