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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앓이' 시즌 본격 개막한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2.20 06:10
  • 수정 2020.02.20 06:05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민주당, 컷오프·전략공천 놓고 본격 '파열음'

'컷오프' 정재호 "장애 차별, 음흉한 음모" 반발

전략공천 지역구 예비후보들 "탈당 불사" 조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총선이 5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이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양당의 봄철 '공천앓이'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모양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역 국회의원 컷오프와 전략공천을 놓고 앓는 소리가 나고 있다. 현역 의원으로는 '2호'로 컷오프된 정재호 의원은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재호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무위 간사로서 의정활동 중에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쓰러진 일종의 공상"이라며 "업무상 재해로 얻은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민주당 60년 역사의 오점이 될 결정"이라고 규탄했다.


정 의원은 "장애인을 영입도 하고 공천에서 가점도 주지만, 나는 당을 위해 희생했으니 공천에서 특혜를 달라고 단 한 번도 하소연하지 않았다"며 "장애인을 공천했다고 '다른 당 후보가 공격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논리가 나왔는데,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매우 나쁜 인식으로, 이해찬 대표의 말을 전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큰일"이라고 공박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공천을 위한 공관위보다 특정인의 힘이 더욱 강하다는 믿기 힘든 소문이 들리더라"며 "결국 내 자리에 누군가를 앉히려는 음흉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결론"이라고 질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안이박김 숙청설'과 연관지어 정 의원의 이번 컷오프를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제거'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람'으로 분류돼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나마 현역 의원들은 재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탈당까지는 하지 않을 조짐이지만, 전략공천 지역구 지정을 둘러싸고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은 한층 심각하다.


홀로 면접을 볼 정도로 경쟁력이 강한 윤영석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역구 경남 양산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영입인사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의 전략공천되자, 기자회견까지 열어 공개 반발했던 여성·청년 예비후보 심경숙·김성훈 후보의 향후 행동이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심경숙·김성훈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의 전략공천은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후보자와 지역민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라며 "끝내 (경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해 무소속 출마도 강행하겠다"고 경고했었다.


김두관 의원이 양산을로 떠나면서 공석이 된 경기 김포갑 공천을 둘러싸고서는 결국 파국이 빚어졌다. 민주당이 이날 김주영 전 한국노총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확정하자, 1998년 경기도의원(김포)으로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해 민선 5~6기 김포시장을 지냈던 유영록 예비후보는 탈당 의사를 굳혔다.


유영록 후보는 이날 "당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 20년 동안 당을 지켜온 사람에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며 "이번 주내로 탈당하겠다.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이번 총선에는 반드시 김포갑에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통합당, 현역 의원 불출마 유도는 성공적이지만
'이언주 전략공천설' 놓고 파장 일었다 '급수습'
"'지분' 문제 잠복…터져나올 수 있는 불안요소"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은 컷오프 논란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전략공천을 놓고 파열음이 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특히 통합당의 전략공천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던 중도보수대통합 '봉합 수술'의 '실밥'이 터져나오는 것과 같은 성격이 있어, 향후 후폭풍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을 지낸 3선 이진복 통합당 의원이 이날 총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통합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도합 20명이 됐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같은날 인천 미추홀갑의 3선 홍일표 의원을 '현역 의원 1호 컷오프' 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보수대통합의 정신과 정권심판을 위한 염원을 담아 나의 출마를 버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며, 컷오프 수용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김형오 위원장은 최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산에 바람을 일으킬 선수가 필요하다"며 "부산에 한 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을 하라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부산 중·영도에 이언주 의원 '전략공천'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당내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 조직을 곽규택 예비후보에게 넘긴 바 있는 6선 중진 김무성 의원은 "이언주 의원이 영도로 오겠다면 경선을 해야지, 왜 전략공천을 하느냐. 정의롭지 못하다"며 "김 위원장이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영도 공천을 정의롭지 못하게 하면 부산 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언주 의원도 "지역구에서 반성한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분이 지역 기득권을 주장하고 공관위도 아니면서 막후정치를 하고자 하는 행태는 심각한 구태 정치"라며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할 구태의연한 행태"라고 맞받으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부산 재선 장제원 의원이 "본인(이언주 의원)이 부산에 그토록 오고싶어 하니 모양을 갖춰드리는 것을 정말 모르고 하는 말이냐"라며 "'이언주 바람'에 기댈 부산 예비후보 없다. 겸손하게 선거에 임하라"고 참전하는 등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쌍방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이날 급히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로 선회하면서 사태는 일단 봉합되는 양상이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언주 의원은 아주 훌륭한 우리 당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부산에) 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경선을 하는 것이 옳다"는 정도로 물러섰다. 이언주 의원도 화답하듯 "공천 관련은 공관위 소관이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의미였을 뿐"이라며 "지나친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정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중도보수대통합이 워낙 빠른 속도로 급전개되면서 이른바 '지분' 문제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이 봉합돼 있기 때문에, 통합당의 공천을 둘러싼 불안은 잠복해 있을 뿐 언제든지 터져나올 수 있는 요소라고 우려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본회의장의 이른바 '유승민~이혜훈 문자 파동'도 중도보수대통합 과정에서의 '지분 문제'와 맥락이 닿아 있다. 유승민 의원의 '칩거 사태'도 이와 관련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있는 것"이라며 "개별 지역구의 공천 문제가 결론나기 전까지는 서로 자제하는 방식으로 수습할 수 있지만, 한두 곳씩 결정이 되다보면 입이 삐쭉 튀어나오는 진영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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