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사효과에 신고가 경신...신규 가입 전망치 2배 급증
“하반기 매력 경감. 보수적 접근 추천...국내 드라마 제작사 주목”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OTT) 공룡 넷플릭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코로나19 반사효과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의 경우, 하반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주와 한한령 완화 기대감이 겹치며 수혜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각) 기준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가 1577만명 더 증가했다. 당초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를 약 7백만명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OTT 이용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준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 수는 1억8000만명을 넘었다.
이날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주당 순이익(EPS)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어난 57억6769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57억6000만 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한때 417.82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각국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반사수혜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콘텐츠 생산 차질은 부정적이지만 신규 콘텐츠 대량 확보, 경쟁사 대비 풍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감안하면 스트리밍 업체 중에서도 수혜가 돋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 반사수혜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로 인한 격리 활동이 완화되면서 가입자 순증 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상반기 가입자 순증은 신규 수요 창출 효과도 반영했지만 하반기 신규 가입자 선반영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 외부활동 제한이 풀리면서 OTT 수요 감소, 신규 경쟁사들의 제작 재개로 콘텐츠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되면서 넷플릭스의 매력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단기매력도는 높을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 등 리스크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55.1배에 위치해 경쟁 기업들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점유율 둔화 가능성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하반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주와 한한령 완화 기대감이 겹친다는 점에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주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제작 차질로 모범 방역국인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주가 가속화될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도 해외 촬영이 필요한 ‘수리남’(하정우 주연)의 무기한 제작 연기 등 제작 환경이 순탄치 않지만 아시아 가입자 폭증과 지역 내 높은 한국 드라마 선호도, 글로벌 제작 불확실성 장기화, 코로나19 방역 역량, 상대적으로 높은 제작비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오리지널 제작 수주가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넷플릭스와 최소 제작 편수 계약이 막 시작되는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의 단기적인 수혜는 없겠지만 반대로 중소형 제작사들의 낭보를 기대하는 이유”라며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이틀은 2021년 15편 이상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시즌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제작사 전반에 높은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하반기 한한령 완화 기대감까지 감안하면 스튜디오드래곤부터 중소형 제작사까지 점진적인 바스켓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