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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육지책과 변화 사이…예능인·유튜버 출격한 파리 올림픽 중계


입력 2024.07.15 14:51 수정 2024.07.15 14:5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박세리, 김준호, 김정환 등 국가대표 선수 출신 사이 익숙하지만 이질적인 이름들이 포함돼 있다. 인지도는 높지만, ‘2024 파리올림픽’ 중계진이라기엔 물음표가 따라붙는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송해나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월 26일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KBS 방송단 발대식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 골프 레전드 박세리를 비롯해 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김준호와 김정환, 전 양궁 국가대표선수 기보배, 한국 유도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이원희가 해설위원으로 소개됐다. 베테랑 캐스터 최승돈(펜싱), 이재후(양궁), 조우종(골프), 남현종(배드민턴), 김진웅(탁구), 김종현(태권도), 이동근(수영), 이호근(유도)과 파리 현지에서 역도 캐스터로 스페셜 데뷔하는 전현무 등이 예고된 가운데, 비 스포츠인 이현이와 송해나가 중계 MC로 인사해 이목을 끌었다.


이현이는 “파리에서 오래 활동을 해서 익숙함이 있다. 아무래도 파리는 패션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패션을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 현장도 얼마나 패셔너블할 수 있는지를 전달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중계 MC 송해나는 “종목에 대해 자세한 부분은 모를 수 있는데,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전달을 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BS에서는 프랑스 출신 방송인 겸 유튜버 파비앙과 침착맨의 활약을 예고했다. 파비앙은 특별 해설자로 참여할 예정이며, 250만 유튜버 침착맨도 콘텐츠로 힘을 보탠다. SBS는 “더 생생한 파리 현지 소식을 전하기 위해 파리로 떠난 파비앙과 침착맨은 콘텐츠 ‘침착한 파리지앵’을 통해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콩코드 광장, 그랑팔레 등 역사적 명소에서 열리는 경기 등 파리 올림픽 구석구석의 소식을 ‘다시 뜨겁게’ 전한다”고 설명했다.


송해나의 포부처럼, 비스포츠인들의 참여는 해당 종목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아우르기도 하지만 팬덤의 더 깊은 관심을 끌어내기도 한다. 해외 축구 등 스포츠 중계를 통해 팬덤을 겨냥 중인 티빙, 쿠팡플레이는 경기 전후 선수들의 인터뷰나 현장 분위기 등 다양한 관련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 내 시청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병행 중이다.


혹은 이미 유튜브 내 탄탄한 팬덤을 보유 중인 침착맨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노리기도 한다. 앞서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동물농장’ 등의 유튜브 채널에서 편집본과 오리지널 콘텐츠로 기존 팬덤에게는 깊은 만족감을 선사하고, 새 시청자들을 겨냥하며 본 프로그램의 시청층 확대에 기여한 바 있다. 이번에는 유튜버들을 적극 기용하며 새 가능성을 모색 중인 것.


다만 이것이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남자 축구가 예선 탈락으로 파리행 티켓 확보에 실패해 충격을 안겼으며, 남녀 배구·농구 등 구기 종목이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해 광고 매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유튜버, 예능인들이 유발하는 흥미에 기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의 출연이 스포츠와 지나치게 무관해 ‘뜬금없다’는 반응도 없지 않으며, 침착맨의 합류에 대해 ‘결이 맞지 않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이어진다.


다만 이제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향한 국민적인 관심도 전 같지는 않으며, 2026년 동계올림픽, 2028년 하계올림픽, 2030년 동계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의 중계권은 JTBC가 중계권을 차지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에 대한 가치 창출을 어떻게 해내는지는 각 방송사의 몫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고육지책과 변화 사이, 각 방송사들의 선택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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