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바흐 위원장, 30분 동안 펑솨이와 통화
펑솨이 잠적설 부인 “베이징 자택 머물러…사생활 존중”
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둔 중국 정부의 인권 관련 의혹 증폭 차단 분석
펑솨이(37)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회장과 영상 통화를 통해 ‘신변 안전’을 알렸다.
IOC는 21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흐 IOC위원장이 실종설에 휩싸였던 펑솨이와 약 30분의 영상 통화를 가졌다고 알렸다. 펑솨이가 베이징 자택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테니스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펑솨이의 안전을 확인하게 돼 안심이 된다”며 “바흐 위원장이 내년 1월 베이징에서 펑솨이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펑솨이는 2013 윔블던 복식, 2014년 프랑스 오픈 복식에서 우승한 테니스 스타다.
이번 영상통화는 펑솨이가 지난 2일 SNS에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고 행방이 묘연해진 지 19일 만에 이뤄졌다.
펑솨이가 IOC와 화상 통화를 진행한 배경에는 오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원하는 중국 당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자 테니스 선수의 인권·성폭행 문제까지 불거지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펑솨이의 신변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영상통화로 ‘펑솨이 실종설’은 당분간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성폭행 사실 여부와 언로 차단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앞서 펑솨이가 SNS를 통해 폭로한 뒤 계정이 폐쇄되자 “펑솨이가 위험에 놓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도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했다.
국제 테니스계를 비롯해 미국과 유엔, 그리고 IOC는 펑솨이의 안전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고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이 나서 펑솨이의 식당 모임 영상, 집에서 찍은 셀카 등을 공개했지만 진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의혹이 증폭됐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펑솨이 관련 질문에 “이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공개 행사에 (펑솨이가)참석한 것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중국 외교부가 펑솨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