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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서 속도 줄인 아프리카 선수들…역대급 中 마라톤대회


입력 2024.04.17 09:56 수정 2024.04.17 10:03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X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이 중국 선수의 우승을 위해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승부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뉴스위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중국 선수 허제가 1시간 3분 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허제는 지난달 우시에서 열린 풀코스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6분 57초로 중국 신기록을 세운 선수다.

문제는 경기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영상에 따르면 앞서 달리던 케냐 선수 로버트 키터와 윌리 응낭가트, 에티오피아 선수 데제네 비킬라는 결승선을 앞두고 속도를 일부러 늦추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한 선수는 먼저 가라는 듯 허제에게 손짓하기도 한다.


ⓒX

이 선수 3명은 나란히 허제보다 1초 늦게 통과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허제가 질주하는 동안 외국인 선수들은 경쟁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승부 조작을 신고하러 가면 되나" 등 반응을 보였다.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웨이보에 글을 올리고 "사람들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번 일의 파장은 이미 하프 마라톤 자체를 넘어 확장됐다"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

승부 조작 논란이 확산하자 대회를 주최한 베이징시 체육국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포털에선 대회 후원사이자 허제 소속사인 스포츠용품 회사 터보의 개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 선수 3명도 터보의 마라톤화를 신고 달렸다.


응낭가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면서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고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키터와 비킬라는 SCMP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허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도 피해자"라며 "나는 이번 대회 금메달로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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