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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박경, 근거 없이 갈등만 조장하고 끝난 ‘음원 사재기’ 폭로


입력 2020.09.17 15:32 수정 2020.09.17 15:3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세븐시즌스

가수들의 실명과 함께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가수 박경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해 말 가요계를 뒤흔든 ‘음원 사재기’ 논란은 허무하게 막을 내릴 분위기다. 박경이 향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1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약식기소된 박경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박경은 지난해 11월 24일 자신의 SNS에 바이브, 장덕철, 송하예, 임재현, 잔성근, 황인욱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들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고 폭로했다.


박경 폭로의 여파는 컸다.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즉각 반발했고, 박경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박경에 대한 지지도 이어졌다. 그동안 ‘음원 사재기’와 관련해 의혹은 있었지만, 직접 실명을 거론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 박경의 폭로 이후 마스크오브술탄디스코, 성시경, 타이거JK 등 현역 가수들도 음원 사재기 브로커들이 접근해 차트 순위를 조작해주는 대가로 음원 수익을 나누자고 회유했다는 등의 구체적 정황을 털어놓으며 사재기 논란은 가열됐다.


문제는 박경의 태도였다. 박경 이전이든 이후든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대부분 “제안을 받았다”는 등의 선까지 이야기했지,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음원 사재기’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도 이런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 접근하려 했지만, 가요계에서 이미 아는 수준의 내용만 다뤘고, 근거가 불확실한 문서를 마치 업계에 횡행하고 있는 제안서로 둔갑해 거론하는 정도만 방송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경은 직접 선후배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대중을 비롯해 가요계 적잖은 이들의 시선이 박경에게 쏠렸고 응원했던 이유다. 이 다음은 박경이 ‘근거’를 제시하길 다들 기대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박경은 사라졌다. 사과도, 법적대응과 관련한 입장도 모두 소속사에서 나왔지, 박경은 그 이후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박경을 응원하던 목소리도 사라지는 게 당연했다.


가요계 관계자들도 “무엇이라도 있어서 SNS에 올렸겠지”라는 기대에서 “결국 아무것도 없이 질투심에서 나온 말 뿐이었나”로 바뀌었다. 결국 박경의 무책임한 폭로는 선후배간에, 소속사간에 갈등만 조장하고 허무하게 막을 내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경의 의혹 제기가 '근거'가 없더라도 문제 제기로 충분했다는 주장도 있다. 무책임한 주장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실명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결국 박경이 뒤늦게라도 근거를 제시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박경의 태도는 갈등만 야기한 무책임한 태도로 남게 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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