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vs 소집단" 의견 대립
외교 경쟁과 갈등 지속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 다른 외교적 시각을 확인했다. 두 국가 정상이 양국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인식을 드러낸 만큼 향후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은 오전 세션의 2번째와 마지막 연사로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우리는 역사의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서 있다"고 강조하며 동맹국 중심의 외교를 다짐했다. 실제로 연설에서 '동맹'(ally 또는 alliance)이라는 단어를 총 11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미리 녹화해 회의장에서 공개한 화상 연설에서 "세계는 다시 역사의 갈림길(十字路口)에 서 있다"고 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바이든 외교를 '소집단'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필수불가결한 경우' 동맹 보호를 위해 무력도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동맹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에 맞서 "민주주의는 어느 국가의 전매특허가 아니다"며 "평화와 발전, 공평, 정의, 민주, 자유라는 전 인류의 공동가치를 선양하고 소집단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할 것이라며 미국이 추구하는 동맹 강조 기조에 뚜렷한 반대 입장을 펼쳤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자유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쿼드(Quad·4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협의체) 등을 '소집단'으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중 정상의 이번 연설에서 미중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두 정상의 첫 대면 정상회담 개최 일정이 불투명한데다, 당분간 양국은 현안마다 치열하게 맞서 자국의 뜻에 동조하는 나라를 규합하는 노력을 전개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전망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