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치인이 친러시아 세력에 의해 구금된 첫 사례
최근 러시아군이 시장을 체포한 우크라이나 남부 멜리토폴시에 새로운 시장이 임명되고 점령당한 헤르손주는 러시아의 장악 시도에 반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연합뉴스가 CNN 방송과 AP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멜리토폴시가 속한 자포리자주 정부는 이 날 멜리토폴 시의회 의원이었던 갈리나 다닐첸코를 새로운 시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다닐첸코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주요 임무는 도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멜리토폴시는 러시아군 침공 3일만인 지난달 26일 점령됐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이반 페도로프 시장이 무장한 괴한들에 의해 시청 밖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러시아 지원을 받는 루한스크의 지방 검사는 페드로프 시장이 테러 활동을 돕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테러 조직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받는다며 현재 이를 조사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 정치인이 친러시아 세력에 의해 구금된 첫 사례라고 CNN은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번 사건이 ‘납치’라며 “제네바 협약을 위반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의회는 이날 투표를 통해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 괴뢰 정부를 세우기 위한 주민투표를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중에 채택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키고 자국 내 새로운 ‘괴뢰 정부’를 세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위해 주민투표를 했다.
이후 내전이 계속됐고 8년 뒤인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