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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5년 만에 극장으로…'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가해자 시선에서 본 학폭


입력 2022.04.07 13:07 수정 2022.04.07 14:3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4월 27일 개봉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가 가해자의 부모의 시선으로 학교 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질문을 던진다.


7일 오전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감독 김지훈) 화상 제작보고회가 진행 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지훈 감독, 설경구, 천우희, 고창석이 참석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하타사와 세이코가 각본을 쓴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싱크홀' '타워'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는 배우 오달수가 영화 촬영 후 미투 폭로에 휩싸이며 개봉이 미뤄졌다. 여기에 영화의 배급을 맡았던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합병되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신세계 그룹이 만든 신생 제작사 마인드마크가 배급을 맡아 5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김지훈 감독은 "10년 전 우연히 원작을 봤다. 제목이 주제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원작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은 분노였다. 분노의 정점이 찾아가서 얼굴 한 번 보고싶다는 것이 생각한다. 제목을 바꾸자는 의견도 많았는데 제목이 분노감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해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 부모이자 변호사 강호창 역을 맡은 설경구는 "제목만으로 강렬했는데 내용도 강렬했다. 실화에서 증식된 이야기라고 들었다. 가해자의 입장보다는 가해자 시선으로 학폭을 다룬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분노와 안타까움 등 여러가지 감정이 잘 느껴졌다. 이런 이야기가 소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싶었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설경구는 "저는 촬영을 하면서 아이의 말을 끝까지 믿는 것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런 믿음 없이 아이가 가해자라고 생각한 상태에서 전략을 짜는 것보다 우리 아이는 아니라고 믿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천우희는 가해자·피해자의 담임 교사 송정욱 역을 맡았다. 원작 연극을 먼저 본 천우희는 팬의 마음에서 한 차례 고사했다고. 천우희는 "영화는 또 다른 느낌이라 연극을 본 팬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싶었다. 그 때 설경구 선배님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참여하게 됐다"라며 "이 좋은 작품과의 인연을 놓칠 수 있었다. 안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설경구 선배님께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설경구는 "송정욱은 천우희여야 했다. 가해자 부모들이 모이는 단초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사실 '우상'을 함께하기 전이라 서로 잘 모를 때라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를 했다"라며 "완성된 이후에도 천우희아니면 어쩔 뻔 했나 싶다"라고 천우희를 칭찬했다.


또 다른 가해자 부모이자 국제 학교 교사 역의 고창석은 "5년간 이 영화가 빛을 못 보고 사라질까봐 걱정했다. 죽은 줄 알았던 영화가 살아 돌아와 기쁘다. 이 작품은 외면 받으면 안되는 이야기다. 기쁨과 동시에 감격이 있다"면서 "저도 배우이기 전에 부모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 나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정의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확인해보고 싶었다. 혼란스럽고도 뜻깊은 작업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악역을 해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디 이 영화는 연기를 할 수록 죄책감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학폭 피해자 부모 역은 문소리가 연기했다. 김지훈 감독은 "아픔을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마냥 슬퍼하고 분노하는게 아니라 관객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분이다. 그래서 제안을 드렸고 다른 배우들도 문소리 배우가 하길 원했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끝으로 천우희는 "오랫동안 기다린 영화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불편할 수 있지만 화두를 던저야 하는 작품"이라고 기대를 당부했고, 설경구는 "같이 아파해주시고 분노해주셨으면 한다. 피해자 건우의 얼굴과 마음을, 가슴 속에 담아두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4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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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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