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연애 예능부터 아바타 소개팅까지
연애 예능 인기 속 다양한 변주 이어져
차별화 실패한 ‘이별 리콜’· ‘다시 첫사랑’은 미지근한 반응
연애 예능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TV 플랫폼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헤어진 커플과 돌싱(돌아온 싱글)들을 통해 좀 더 미묘한 감정을 담아내는가 하면, 남사친, 여사친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아바타를 통한 만남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변주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와 티빙 ‘환승연애’, 넷플릭스 ‘솔로지옥’까지. 세 편의 연애 리얼리티가 OTT 플랫폼을 통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연애 예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SBS 플러스 ‘나는 솔로’, iHQ ‘에덴’, MBN ‘돌싱글즈3’, KBS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SBS ‘연애는 직진’, tvN ‘각자의 본능대로’, 채널S ‘나대지마 심장아’, 웨이브 오리지널 ‘남의 연애’, ‘메리퀴어’, 방송을 앞둔 JTBC ‘러브인(in)’ 등 다수의 연애 예능들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청춘 남녀들의 달달하면서도 또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기본 전개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다만 지난해 ‘체인지 데이즈’, ‘환승연애’가 이별을 앞두거나 이미 이별한 커플들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과 관계에 대해 고찰한 이후, 평범한 연애보다는 독특한 설정과 콘셉트를 통해 이목을 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혼 남녀들의 연애와 동거 이야기를 다루는 ‘돌싱글즈’는 물론, 남사친, 여사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나대지마 심장아’, 성소수자들의 연애를 통해 현실을 환기하는 ‘남의 연애’, ‘메리퀴어’ 등 기존 콘텐츠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JTBC ‘러브인(in)’은 아바타를 통한 만남을 예고, 아바타 연애 예능이라는 독특한 장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차별화는 물론, 돌싱들과 성소수자를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편견을 지워나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출연자들의 진솔한 감정을 다루는 과정에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까지도 자연스럽게 포착하게 되고, 이에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메시지가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관계와 감정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이뤄질 때도 있다. ‘우정을 주장하는 남녀, 정말 우정뿐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나대지마 심장아’는 남사친, 여사친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며 변하는 감정을 포착, 사랑이라는 감정과 관계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러브인(in)’은 짝을 찾는 싱글남녀 8명이 직접 자신의 아바타가 될 인물을 선택,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민 후 아바타를 통해 데이트와 합숙에 나서는 콘셉트를 예고했다. 이를 통해 외면이 아닌, 오롯이 내면에 집중하는 과정을 담아낼 전망이다.
각종 연애 프로그램이 쏟아지면서 선정적인 장면으로 눈길을 끄는 ‘에덴’처럼, 일부 자극적인 시도들이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각 방송사들의 새로운 시도들이 의미를 남기기도 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주들이 모두 통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간 이별이 후회되거나 짙은 아쉬움에 잠 못 드는 이들을 위한 러브 리얼리티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각자의 풋풋한 추억과 설렘, 아쉬움을 안고 다시 모인 첫사랑 커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다시 첫사랑’ 등 나름 새로운 매력을 안고 출발했지만, 여느 연애 프로그램에서 본 듯한 전개를 반복하다 차별화에 실패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7년 만에 티빙을 통해 돌아온 ‘마녀사냥 2022’ 역시도 19금 연애 토크라는 차별점이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되면서, 2022 버전만의 매력과 색깔을 전하는 것이 숙제가 되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MZ세대의 연애 문화를 전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를 통해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공감할 법한 감정을 바탕으로 메시지는 깊어지고, 콘셉트가 새로워지는 것은 반길 일이다. 다만 이것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각 프로그램의 몫이다. 연애 예능이 이제는 각 채널, 플랫폼들의 필수 콘텐츠가 된 현재 방송 중인, 또 방송을 앞둔 연애 예능들의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