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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의 핵’ 손흥민 빠지면 플랜B 있나


입력 2022.11.04 10:31 수정 2022.11.04 10:3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손흥민 수술로 월드컵 출전 불투명..출전해도 100% 기량 발휘 어려워

지역예선 때부터 전문가·팬들이 강조했던 벤투호 '플랜B' 떠오르지 않아

손흥민-벤투 감독. ⓒ데일리안 DB

입은 열지 않고 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속은 타들어간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3일(한국시각) “손흥민은 눈 주변의 붓기가 가라앉는 대로 수술을 받는다. 48시간 내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이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뛸 가능성은 수술 성공 여부와 손흥민이 얼마나 빨리 보호 마스크를 쓰고 불편함 없이 뛸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2일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서 펼쳐진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전반 23분 공중볼 경합 중 마르세유 수비수 음벰바 어깨에 안면을 강타 당했다.


쓰러진 손흥민은 응급 치료 후에도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부은 얼굴에는 코피까지 흘렸다. 정밀검진 결과 눈 주위 골절 진단을 받아 끝내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이제 관심은 이달 개막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느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4일 우루과이와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현지언론들이 전하는 손흥민 상태를 종합했을 때, 최소 2주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우루과이전까지 3주가 남았지만, 빠른 회복속도로 보호 마스크를 쓰고 출전한다 해도 가진 기량을 다 발휘하기는 어렵다.


물론 2~3주 내 회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많은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이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중요성을 강조했던 ‘플랜B'가 절실한 상태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수술까지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 개막을 눈앞에 두고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소집해 치르는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11일화성종합경기타운)을 마친 뒤에는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26명)을 발표한 뒤 다음날 오전 결전의 땅 카타르로 떠나는 빠듯한 일정 속에 손흥민의 이탈 가능성은 큰 부담이다.


벤투 감독은 ‘전술의 핵’ 손흥민을 일단 엔트리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을 빼놓고는 벤투호의 월드컵을 넘어 한국축구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만큼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2선에서 공격을 조율하다가 직접 침투해 찬스를 열거나 결정짓는 손흥민이 없다면 전술의 유연성을 잃고 공격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팀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감독이 특정 선수의 상태만 지켜보며 월드컵을 치를 수는 없다. “벤투 감독 역시 이런 경우에 대비한 전략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유의미하면서도 효과적인 플랜B는 아직 보지 못했다. 기존 공격 전술이 막힐 경우 내세울 ‘플랜B’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현재 대표팀의 고민은 손흥민 수술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급 유럽파 공격진을 구축했다”는 찬사를 들었던 벤투호는 부동의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방출 위기에 몰렸고, 황희찬은 울버햄튼서 교체 요원으로 분류될 만큼 입지가 좁아졌다. K리그 득점왕 조규성이 있지만 둘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뜨는 이름은 이강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크랙’이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이강인은 카타르월드컵 최종명단 합류 여부를 알 수 없는 선수다. 현재 유럽파 공격수 중 가장 핫한 자원이다. 벤투 감독이 수비 조직력 균열을 우려해 이강인을 쓰지 않았다면, 손흥민이 빠지는 것에 대비해 이강인에게 프리롤을 주고 뒤에 강한 수비수를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감독이다. 손흥민만 바라보며 고집을 부릴 상황은 분명 아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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