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웹툰싱어’ 등
웹툰 이야기 빌려오는 예능들
예능계가 출연자들이 쌓아가는 서사 통해 흥미 유발하는 연애, 그리고 서바이벌 예능에 이어 인기 웹툰의 세계관까지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특히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예능들이 ‘스토리’에 방점을 찍으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2’에서는 멜로 드라마보다 더 뜨거운 삼각관계 로맨스가 펼쳐져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었다.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만큼, 청춘남녀의 다채로운 감정과 이야기들이 오갔던 것이다.
그리고 ‘환승연애2’는 1시간 반에서 길게는 3시간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쌓아갔었다. 회차 별로 유연하게 러닝타임을 조절하면서 출연자들의 서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환승연애’ 시리즈는 물론, 시즌1 당시 글로벌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솔로지옥’ 등 출연자들의 썸과 사랑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아내는 연애 예능이 인기 장르로 떠올랐다.
‘오징어 게임’의 예능판이라고 불리는 ‘피지컬: 100’과 같은 서바이벌 예능도 OTT 플랫폼에서 각광받는 장르다. 출연자들이 상금 혹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해진 룰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포맷으로, 이 역시도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긴장감 통해 흥미를 유발하곤 한다. 출연자들 간의 경쟁은 물론,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각종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환승연애2’가 유연한 러닝타임 통해 출연진 간의 서사를 탄탄하게 담아냈다면, ‘피지컬: 100’은 예능프로그램의 필수처럼 여겨지던 MC, 패널을 없애고 자막을 최소화하면서 출연자들이 직접 써 내려가는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출연자들 간의 경쟁에만 몰입할 수 있어 더 집중이 됐다’는 내용의 호평을 받았었다.
나아가 인기 웹툰의 이야기를 아예 끌어오는 프로그램들도 등장 중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은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과 세계관을 공유 중이다. ‘좋알람’ 앱을 설치한 남녀 8인의 ‘하트 쟁탈’ 판타지 연애 게임을 담은 예능. 원작 속 주인공들이 출연한 연애 리얼리티 ‘짝!짝!짝!’을 실사판으로 제작한 것. 반경 10미터 안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오면 하트가 뜨는 앱 좋알람까지 직접 구현하며 기존 연애 예능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했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웹툰싱어’에서도 인기 웹툰의 이야기를 적극 활용 중이다. 두 팀이 각자 웹툰 작품 하나씩을 맡아 작품의 테마를 담은 무대와 핵심 장면을 표현한 무대 등을 선보이며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 1화에서는 화제의 네이버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과 청춘 로맨스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 웹툰의 OST 무대가 공개됐었다.
이 외에도 티빙 오리지널 예능 ‘만찢남’은 출연자들이 직접 쓴 스토리를 활용 중이다. 이말년, 주호민, 기안84, 주우재 네 남자의 ‘툰생툰사 무인도 생존기’로, 세 웹툰 작가가 그린 웹툰을 현실에서 구현하며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작품으로, 그들이 직접 그린 웹툰 속 한 장면을 직접 구현한 뒤 ‘마감’을 외쳐야만 섬페이를 지급받게 되는 것.
한 OTT 예능 PD는 이렇듯 OTT 예능이 서사에 방점을 찍는 이유에 대해 “OTT에서는 TV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와는 다른 접근과 기획이 필요하다. 우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되는 시청자들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흥미가 있어 선택을 해야 한다. 또 (화면을 바로 꺼버리지 않게) 다음 회차를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스토리 베이스의 예능들이 주로 제작되는 것 같다. 서사가 쌓이는 연애 프로그램,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그래서 인기 장르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