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캠퍼스 생활…그 즐거움을 영상 안에 녹여내고 싶었다.”
“재미와 정보 모두 담는 것이 나만의 색깔…무언가를 함께 남길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해.”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런닝맨’ 등 SBS에서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던 고동완 PD는 2018년, ‘뇌피셜’을 통해 웹예능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워크맨’, ‘네고왕’, ‘발명왕’ 등 다양한 인기 콘텐츠들을 연출하며 ‘웹예능계 김태호 PD’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지금은 콘텐츠 제작사 오오티비에서 웹예능 ‘전과자’를 연출하고 있다. 그룹 비투비 창섭이 다양한 학과들을 리뷰하기 위해 전국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는 콘텐츠로, 서울대 방송 동아리, 고려대 응원단, 용인대 체육학과, 오산대 e스포츠학과 등 전국 여러 대학의 학과, 동아리를 방문하며 각종 정보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기획이지만, 한동안 학교를 방문할 수 없어 제작이 기약 없이 미뤄졌었다. 그러던 중 학생들이 다시금 등교를 시작하고, 또 학교생활을 재개하면서 ‘전과자’도 시작될 수 있었다. 그리고 고 PD는 이 기간 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학교 생활의 재미’를 다시금 상기시키며 시청자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전파 중이다.
“나는 대학 생활을 즐겁게 한 편이다. 지금은 문화가 조금 바뀌었다. 개인주의도 전보다는 강해져서 대학 생활 부흥을 돕고 싶었다. 예전에는 잔디밭에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교칙에 어긋나는 걸 할 수는 없지만, 즐거운 캠퍼스 생활, 문화를 영상 안에 녹여내고 싶었다.”
대학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학과에 초점을 맞췄다. 캠퍼스 생활의 긍정적인 면을 담는 의도도 있지만, 새로운 학과를 소개하고 또 그곳에서 학생들이 어떤 것을 공부하고 있는지를 함께 보여주고자 했던 것. 대학 생활의 다양한 의미와 재미들을 함께 담아내면서 2030 시청자는 물론, 청소년 그리고 50대 시청자들까지도 아우르고 있다.
“‘이 과는 어떨까’ 궁금증이 생기는 학과로 정하고자 한다. 이과, 문과, 자연계, 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학과는 물론, 서울권, 수도권, 지방까지 다양하게 담으려고 했다. 이전에 태국어학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언어 쪽을 방문하고 싶었는데, 국어국문학과나 불어불문학과는 익숙하지 않나. 그래서 생소한 태국어학과를 방문했는데, 출연자인 창섭 씨도 잘 모르는 학과라서 새로운 재미가 있더라. 그전까지는 ‘재미있는 생활을 보여줄 수 있는 학과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때부터는 좀 더 다양한 곳을 방문해도 되겠다 싶더라”
재미 끝에 남는 유익함은 고 PD 콘텐츠만의 장점이자 곧 소신이기도 했다. ‘전과자’ 이전에 ‘워크맨’, ‘네고왕’ 등을 연출하면서도 각종 아르바이트, 또는 기업 정보들을 함께 소개해 왔던 것이다. 물론 예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재미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웃음 뒤 남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가끔 강연을 나가면 하는 말인데, 오직 재미만 추구하는 것보다 재미와 정보를 모두 담는 것이 나만의 색깔이라고 여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전에 ‘네고왕’을 할 때는 당시 주식에 관심이 있어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착안한 것이었다. 교양물처럼 진지하게 파고드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함께 남길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 안에 재미는 물론, 의미까지 남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고 PD는 “내 그릇에는 오히려 더 적합하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러닝타임’ 또는 ‘스케일’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재미를 줘야 한다’는 소신이 짧지만 임팩트 있는 웃음을 선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TV 예능들은 90분부터 길게는 120분까지도 방송된다. ‘내가 90분 내내 웃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웹예능을 찍을 때 많이 찍고 재밌는 것만 편집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러닝타임 내내 재밌는 것들이 담기게 된다. ‘내 깜냥에는 이게 맞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길게 웃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짧은 것이 오히려 더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전’은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전과자’ 직전 티빙 오리지널 예능 ‘제로섬게임’ 통해서는 서바이벌 예능에도 도전했었던 고 PD는 앞으로도 유튜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에 도전할 생각이다.
“늘 그간 하지 않았던 소재를 다루고자 한다. 요즘 OTT 콘테츠를 보면 영상미, 캐스팅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부분은 내가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또 이를 재밌게 전달하는 것을 통해 PD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