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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자극적이고 살벌하게"…OTT 장르물의 흥행과 우려 사이


입력 2023.03.15 14:01 수정 2023.03.15 18:0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더 글로리', 넷플릭스 TV부문 38개국에서 1위

지난해에 비해 콘텐츠 흥행 순항

지난해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진으로 '위기론'까지 거론됐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연이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 신이 배반한 사람들', '더 글로리' 등을 흥행시키며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다.


지난 10일 공개된 학교 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의 인생을 건 복수를 그린 '더 글로리'는 공개 후 단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 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라섰다. 또한 대한민국을 비롯한 23개 국가에서 1위를, 도합 79개 국가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일주일 앞서 선보인 '나는 신이다: 신이 배반한 사람들'은 공개 이틀 만에 한국 차트 TV 부문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8부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사이비 종교를 냉철한 시각으로 고발했다. 3월 2주 차 굿 데이터 TV-OTT 통합 화제성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하며 이어지고 있다.


그 동안 고전했던 한국 오리지널 예능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 예능은 지금까지 '솔로지옥'이 글로벌 10위권에 든 것이 최고 성적이었으나, '피지컬: 100이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썼다. 천우희, 임시완 주연의 영화 스릴러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역시 공개 후 3일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를 기록했다.


최근 'K-콘텐츠'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레이스를 시작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 내놓는 모든 작품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는 '카터', '서울대작전', '모범가족' 등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 연이어 대중에게 외면 받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정우 주연의 '수리남'이 겨우 체면을 살렸을 뿐이다.


올해는 시작부터 지난해보다 선전한 결과물로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켰다. 올해 공개돼 높은 성적을 거둔 작품들의 공통점은 완성도와 함께 올라간 수위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영혼이 부서진 한 여성의 복수 여정을 담으면서, 폭력, 노출신으로 자세하고 적나라하게 그렸다. '나는 신이다' 역시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연출로 사이비 교주의 성폭력 범죄 사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냈으며, '피지컬: 100'도 성별, 체급을 막론하고 맨몸 서바이벌이라는 자극적인 포맷으로 관심을 선점했다.


이처럼 드라마, 영화, 예능, 다큐멘터리라는 영역을 막론하고 '피지컬:100'부터 '더 글로리'까지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품고 있는 메시지를 충실하게 밀고 나갔다.


넷플릭스의 과거 흥행 전력을 살펴보면 낯선 현상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시리즈 역대 흥행 1위, '지금 우리 학교는'은 9위다. 이외에도 '마이네임'이 51위, '지옥'이 81위', '소년심판'이 89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91위, '수리남' 93위에 올랐다. 이는 곧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오리지널 선호 장르가 무엇인지 뚜렷해지고 있는 과정이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물리적인 환경, 극장용 한국 영화의 흥행 실패로 인해 대중이 OTT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OTT에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창적이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준비 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성공을 거두는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의 성향들을 살피며 향후 다양성 관련해서 우려 지점이 있다고 진단한다.


기업이 자본의 논리로 흥행하는 작품들을 분석해 향후 대중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에 투자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지만, 점차 다양성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넷플릭스 스트리밍을 목표로 만드는 작품들이 이미 많아졌다. 다수의 제작사에서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에 넷플릭스다"라며 "OTT에는 여러 가지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콘텐츠가 포진돼 있다. 시청자가 OTT의 입맛에 길들여져 더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걸 찾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에 부합하는 장르물을 작업하는 곳이 꽤 늘었다. 물론 잘 만들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지만, 자극적인 작품 위주로 흥행이 되고 있는 현상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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