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여성 첫 단독 수상…"성별 임금격차 원인 규명"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10.09 22:07  수정 2023.10.09 22:08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대학 교수가 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듣고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성별 임금격차 분야 등을 천착해온 미국 여성 경제학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클로디아 골딘(77) 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성 수상자는 2009년(엘리너 오스트롬)과 2019년(에스테르 뒤플로) 이후 세번째지만, 여성 단독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벨위원회는 “골딘 교수는 수세기 동안의 여성의 소득과 노동시장 결과에 대해 처음으로 포괄적인 설명을 제공했다”며 “그의 연구는 새로운 (역사적) 패턴을 밝히고, 변화의 원인을 파악할뿐 아니라 남아있는 성별 임금격차의 주된 원인도 규명해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는 금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000만원)를 받게 된다.


경제사와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골딘 교수는 1990년 여성 최초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종신 교수에 임명됐다. 그의 남편 래리 카츠는 하버드대 경제학부 교수이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노동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냈다.


2013~2014년 전미경제학회장을 역임한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소득 불평등, 이민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왔다.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미생물학을 전공할 생각으로 미 코넬대에 입학했으나, 산업 조직‧규제 연구에 매료돼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때 노동경제학을 익히면서 미국의 노예제도와 산업에 대한 논문을 썼다. 미국 초기 산업화 과정에 대한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이 간과돼 왔다는 점을 지적한 골딘 교수는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여성의 경력과 가정의 역사,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커리어와 결혼에 미친 영향,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대졸 여성이 겪는 남성과의 소득 격차 등이 대표적인 연구 분야로 꼽힌다.


그는 국내에서 번역된 최신 저서 ‘경력과 가정’에서 성별 임금격차가 노동시장 구조와 가정에서의 역할에 의해 확대재생산된다고 지적한다. 골딘 교수는 지난 100여년 간의 미 경제사 속에서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누고 이들의 고용상태와 소득 등을 낱낱이 분석해 노동시장 내 성별 임금격차를 파헤쳤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가정과 자녀를 돌보기 위해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job)가 아닌 ‘유연한 일자리’를 선택하면서 남성과 임금격차가 벌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탐욕스러운 일자리는 높은 노동강도와 불규칙한 근무시간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리킨다. 반면 유연한 일자리는 근무시간을 예측할 수 있고 원하는 때에 휴가를 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임금이 낮다.


이런 만큼 ‘탐욕스러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탐욕스러운 일자리와 유연한 일자리 간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탐욕스러운 일자리’의 보수 수준을 낮추는 대신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해 유연한 일자리의 생선성을 끌어올림으로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방식으로 가족이 육아에 들이는 비용을 국가가 크게 지원함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방식도 제안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에 이어 이날 경제학상까지 올해 수상자를 모두 발표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제정돼 1901년부터 시상되기 시작한 노벨상 5개 분야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1969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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