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의 20대 통해 ‘마음껏 사랑하고, 흔들려도 돼’라는 메시지 전하고파.”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이하 ‘미나씨’)는 툭하면 남친과 프사가 바뀌는 여자 이미나(김태영 분)의 20대 연애기를 그린 드라마다. ‘중소기업판 미생’이라 불리며 호평을 받은 드라마 ‘좋소 좋소 좋소기업’(이하 ‘좋좋소’)의 인기 캐릭터 이미나 대리의 이야기를 담은 스핀오프 드라마다.
ⓒ왓챠
이미나 대리의 이야기로 세계관을 연결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좋좋소’가 하이퍼 리얼리즘 오피스 드라마로 청춘들의 공감을 자아냈다면, 이번엔 매회 새로운 연애 에피소드로 현실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매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김경연 감독 또한 ‘좋좋소’와의 연결고리보다는 ‘미나씨’만의 재미에 매료돼 연출을 결심했다.
“‘좋좋소’의 스핀오프라고 여기기보단 이미나의 20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우선 대본이 흥미로웠다. 그의 연애 이야기가 충분히 재밌고, 그래서 만들어 볼 만하다고 여겼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 적합한 이야기라 좋기도 했다. 그의 20살, 21살 등 각 나이대에 맞는 에피소드들이 나오지 않나. 한 사람의 일대기를 쭉 따라가 보는 것이 재밌었다.”
‘하이퍼 리얼리즘’이라는 ‘좋좋소’의 장점은 그대로 이어나갔다. 이미나 캐릭터는 물론, 이미나가 거쳐 간 남자들의 ‘입체감’까지 신경을 쓰면서 현실에 발 디딘 캐릭터들로 드라마를 채웠다. 시청자들 또한 나의 과거 연애사를 떠올리며 공감하는가 하면, 극에 깊게 몰입해 불만을 터뜨리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내며 ‘미나씨’의 ‘현실감’에 빠져들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땅에 발붙인 캐릭터였다. 특히 이미나의 엑스 남친들이 그저 ‘흑역사’로만 남지 않도록 했다. 모난 점이 있고, 또 기회주의적인 면모가 있을지라도 그냥 이미나의 나쁜 과거가 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당시엔 서로 사랑을 했고, 또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관계로 그리고자 했다.”
‘사람’에 대한 공부를 하며 ‘디테일’을 채우기도 했다. 만나고, 또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미나의 마음을 파악하기 위해 논문까지 들여다보는 등 ‘전문적인’ 시선까지 가미하며 인물에 ‘입체감’을 더했다. 이미나의 20대에 공감 가득한 반응이 쏟아진 배경엔, 이렇듯 섬세한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왓챠
“이미나는 불안정한 애착유형을 가진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초기 부모와 애착 형성이 어떻게 됐는지, 또 어떻게 관계 중독에 빠지게 됐는지를 배우려고 했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하위 개념으로 사랑 중독도 있고, 성 중독 같은 유형도 있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이 어떻게 삶을 일궈 나가는지, 자존감과의 관계성은 무엇인지 논문이나 책을 살피기도 했다.”
연애 이야기로 시작해, 그의 회사 생활을 다루기도 하고 또 가족 관계를 담아내기도 하면서 ‘풍성함’도 더했다. ‘연애 리얼리티’의 재미도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이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영화가 아닌, 7부작 드라마의 긴 호흡으로 이미나의 20대를 따라가는 ‘미나씨’만의 장점이기도 했다.
“이미나의 20대를 만들 때 가장 신경을 썼던 건 각 나이대마다 고민하는 게 다르고, 또 선택하는 것들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었다. 스무살 땐 반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고, 처음 인턴으로 회사를 들어가면 어떻게 해야 정규직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지 않나. 옆에 있는 사람이 경쟁자인지, 친구인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미나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하려고 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김 감독은 미나의 30대 또한 지금처럼, ‘흔들리며’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0대 시절 여러 일을 겪으며 성장한 미나처럼, 시청자들 또한 흔들리고 또 방황하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방황해도 괜찮아, 사랑해도 괜찮아. 그러니까 마음껏 사랑하고, 흔들려도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제가 쓰거나 만들 때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이게 자극적인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보다 ‘이 이야기가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재밌을까’에 더 집중한다. 이번 드라마는 충분히 지금의 사람들에게 통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