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철이 15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동료, 후배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가수 박구윤은 16일 “저희 아버지께 늘 하시던 말씀이 ‘구윤이 나 주라, 내가 키울게’. 늘 그렇게 저를 예뻐하시고 업어 키워주신 가요계의 큰 별 현철 큰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셨다”는 글을 올렸다.
박구윤은 이어 “오랜 시간 투병 끝에 작고하셨기에 많이 힘드셨을 거라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큰아버지 가시는 길 다 같이 기도해달라”고 덧붙이며 현철과 함께 찍은 어린 시절 사진을 게재했다. 박구윤은 ‘봉선화 연정’을 만든 작곡가 박현진의 아들이다.
후배인 가수 김수찬도 “선생님 그곳에서는 평안하세요. 신인 때 잘 챙겨주셨는데 함께 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곧 뵈러 갈게요”라는 글과 고 현철의 사진을 남겼다. 트로트 가수 조명섭도 “고 현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소서”라고 전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최근 현철과의 만남을 회고하기도 했고, 가수 설운도 등 동료 가수들도 슬픔을 드러냈다. 팬들 역시 “좋은 노래 감사하다” “따뜻한 미소 기억하겠다” 등의 댓글로 고인을 애도했다.
고인의 마지막 손편지도 재조명됐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현철 가요제 특집에서 고인이 직접 보내온 손편지 내용이 회자됐다. 당시 현철은 “잘생기고 예쁘고 정말 노래 잘하는 아들, 딸 같은 후배들이 제 가요제에 출연해 한바탕 걸판지게 놀아준다니 너무 기쁘고 고맙고 가슴이 벅차다”며 “수많은 무대를 서 봤지만 이런 아름다운 무대에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을 뭐라고 표현 못 하겠다. 이제는 시청자, 청취자가 되어 자네들의 노래를 감사히 잘 듣고 보겠다”고 전해 출연진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1942년생인 현철은 27세였던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했다. 당시엔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고, 1980년대 들어서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의 히트곡을 내며 인기 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1988년 발표한 ‘봉선화 연정’으로는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고, 1990년에는 ‘싫다 싫어’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해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KBS2 ‘불후의 명곡’에 하춘화와 함께 레전드 가수로 출연한 것이 마지막 방송이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됐다.